“윤금숙, 서기호는 되고 조윤숙은 안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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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숙, 서기호는 되고 조윤숙은 안되냐?”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31  | 수정 2012-05-31  | 관련기사 건

김재연 임기 시작하자마자 제식구 감싸기...참여연대 등 36개 시민단체 ‘검찰규탄’

 

통합진보당 위기 사태를 초래한 문제 인물 김재연 당선자가 국회의원 임기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 한 일은 제 식구 감싸기였다.

 

통합진보당이 검찰과 여당 뿐 아니라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으로부터도 강력한 ‘레드카드’를 받고 있는 가운데 비례대표 경쟁명부 사퇴를 거부해 당기위에 제소당한 가운데 전국 장애인 단체와 당원 성명서 참가자 일동이 “조윤숙 후보의 당기위 제소 즉각 철회”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31일 최미희 전남도당 장애인위원회 당원 47명과 윤차원 전남도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박병부 부산시당 장애인 위원장 등 1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윤숙 후보의 당기위 제소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김재연, 자신들에게 불리한 문제는 ‘쌩까기’로 일관하고, 조윤숙 당기위 제소는 마음 아프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의 핵심에 있는 김재연 의원이 참석했다.

 

어제부터 임기가 시작된 김재연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늘 이 자리의 기자회견을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장애인 단체가 국회에 올라왔다”며 “그냥 올라온 게 아니고 장애를 가지신 분들께서 기쁘고 좋은 일이 아니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국회를 방문한다는 사실에 어제부로 국회의원으로서 임기가 시작된 저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에 출마했었던 조윤숙 후보에 대한 당기위 제소라는 엄청난 결정은 정치적 사형과 다름없는 험난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왜 조윤숙 후보가 당에 의해서 제명을 당해야 하는지 부적절한 후보로 낙인찍히고 매도돼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당원들과 장애인들의 생각이다. 당기위 제소를 철회드릴 것을 요구하는 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조윤숙 후보가 지은 죄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죄를 지었기에 출당까지 당해야 하는가”라며 “중앙위원회의 사퇴 권고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인가?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죄가 있다하더라도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당기위를 제소한다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장애인후보에 대한 정치적인 폭로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제명을 위한 수순 밟기는 진보정당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원칙 없는 행위다. 명분 없는 정치적 숙청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윤금순, 서기호 후보는 되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장애인후보인 조윤숙은 안된다는 것인가”라며 “이것은 장애인 비하정책”이라고 쏴붙였다.

 

조윤숙 후보는 총제적 부실, 부정 선거가 된 경쟁명부 비례대표 후보자였고, 윤금순.서기호 후보는 당에서 추천한 인사였다.

 

또 혁신 비대위는 후보자나 당선자 개개인이 부정과 비리로 인한 사퇴권고가 아닌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총제적 부정, 부실이 드러난 데 따라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기에 일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한 구당권파 4인방(이석기.김재연.조윤숙.황 선)은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고,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 보고서는 총체적 부실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조윤숙 후보에 대한 제소 즉각 철회할 것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비례대표 선거의 총체적 진실을 공정하고 과학적으로 시급히 밝히고 장애비례선거의 부정 여부 공개할 것 △ 여성장애비례대표 조윤숙 후보를 범죄자로 만든 혁신비대위는 420만 장애인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김재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입을 꾹 다물고 재빨리 기자회견장을 빠져나와 대기된 차를 타고 출발했다.

 

그는 “부정, 부실 경선으로 규정한 진상조사위의 부실 조사보고서에 따른 당 혁신 비대위의 사퇴 권고와 후보자들의 당기위 제소는 부당한 것”이라고 쏟아지는 질문해 마지못해 한마디만 대답하고 급히 자리를 떴다.

 

작금의 통진당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서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다소 무책임한 처사로 보일 수 있는 행위였다.

 

민주.새누리 “이석기.김재연 제명처리 하자!”

 

한편,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0일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자진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또 이 같은 자진사퇴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 자격심사 청구를 통해 제명할 수도 있다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에 새누리당은 반색을 표하고 나섰다.

 

이날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경하를 드린다”며 “그 동안 저희 당에서는 진보당 비례대표 두 사람과 관련해 민주당이 협조해주면 제명처리 할 수 있다는 요구를 계속 해왔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마침내 박 원내대표가 역시 정치9단으로서 훌륭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사퇴를 하지 않으면 제명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생각한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이제 실천만 남았다”며 “빨리 진보당 사람들이 사퇴하지 않으면 이것이 분명히 실천되도록 민주당 박 원내대표가 계속 노력해주시를 부탁드린다”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에 대한 자격심사 청구를 새누리당과 공동으로 제출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한편, 당원명부가 검찰에 넘어가고 이것이 군당국의 현역국회의원 통합진보당원 색출작전의 빌미가 되는 등 사면초가에 빠진 통합진보당은 민주당에 “쇄신의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참여연대 비롯 36개 진보시민단체 “검찰 당원명부 압수 형소법 위반”

 

또 참여연대를 비롯한 36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진보당의 검찰탄압 규탄대회’를 가졌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탄압대책위 위원장과 이재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 등은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정치 탄압이자 진보정당 와해를 획책하는 검찰의 기획수사를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한다”며 “(진성당원명부 압수수색은) 압수수색의 내역이 ‘범죄사실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이 주장하는 비례투표와 관한 혐의에 따른다 하더라도 투표한 당원들의 문제이지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당원과 선거인단 명부는 압수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도 문제가 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의 ‘자진사퇴’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의 부당성을 언급하는 기자회견 이므로 두 사람에 대한 발언은 적절치 않다”며 발언을 자제했다.

 

혁신과 쇄신은 온데간데없이 구당권파에 끌려 다니는 혁신 비대위와 사욕 때문에 혁신 비대위의 발목만 잡고 늘어지는 구당권파, 그리고 구당권파의 핵심인물인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쌩까기’로 일관하는 태도로 인해 결국 통합진보당은 가장 큰 기층민이자지지 세력인 민주노총 뿐 아니라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으로부터 버림받게 될 위기에 놓였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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