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수철-성심원 구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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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수철-성심원 구간을 걷다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4-07-09 오후 02:15:50  | 수정 2014-07-09 오후 02:15:50  | 관련기사 3건

일요일인 76, 지리산 일대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조금 특별한 생각으로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러 나섰다.

 

산청군 코스인 수철-성심원 구간은 14.5km 인데, 이날은 거꾸로 성심원에서 바람재를 지나 수철로 가는 16.2km 의 좀 더 긴 코스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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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원을 지나 바람재를 돌아나오면 경호강을 오른편에 두고 따라 올라간다. 래프팅하는 청춘이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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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산분뇨 처리장인데, 매번 올때마다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런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대단한 관리운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리산을 가운데 두고 산청군과 함양군, 남원시와 구례군, 하동군이 둘러싸고 있는 길을 22개 구간으로 이어놓은 것이 지리산둘레길인데, 전 구간 중 바로 이 수철-성심원 구간을 사람들이 가장 꺼려한다. 만약 5월에서 9월 중 이 코스를 걷는다면 10km 정도를 나무그늘도 없는 아스팔트 내지는 콘크리트길을 걸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 겨울 초봄에는 또 나름대로 걸을 만하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실은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 어느 한 곳도 가볍게 가서 걸어보고 가볍게 올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에 앞서 정신적 육체적 각별한 가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으로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 민족의 애환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정여행을 하는 책임있는 여행객의 태도도 요구되는 곳이기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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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둘레길을 겉는이들은 얘들이 제일 반갑다. 앞으로 갈 거리와 어디로 가야하는지 잘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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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바닥에서 만나는 얘들도 참 반갑다.

 

필자는 수철-성심원 구간이 세 번째 걸었는데, 세 번 다 성심원-수철코스로 잡아 거꾸로 걷는다. 그 세 번 중 두 번을 한 여름 비가 내리는 날을 택해 걸었다. 뙤약볕을 피하고, 지열도 피하면서 시원한 여름비를 마음껏 맞고 힘들게 걸어 걸어서 도착하면 걷는 내내 간절했던 수철 매점의 푸짐한 파전과 시원한 막걸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수철 매점 아저씨께서 세상에서 가장 크다 싶을 정도로 파전을 크게 구워 얼음장 같은 막걸리와 같이 내주시더니, 이번에는 아주머니께서도 꼭 그만한 크기로 전을 구워 막걸리랑 내주시면서 아삭 고추와 마늘 몇 알도 얇게 썰어서 된장과 같이 주셨다. 그냥 모두가 지리산의 맛이고 자연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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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 유명한 수철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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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걸리 잔이나 여타의 것들과 비교하면 파전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무지하게 크다!

 

벌컥벌컥 들이키는 그 맛은 빗속을 뚫고 지리산둘레길 16.2km 걸어 본 사람만이 안다. 지리산 산신령이 된 기분 아니겠는가!

 

맛있게 허기를 채우고 올 때 타고 온 자동차를 세워둔 성심원으로 가야한다니 아주머니께서 택시를 불러주셨는데, 송찬수라는 성함의 택시기사님이 또 참 친절하시다. 수철까지 달려온 거리는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은 물론, 수철에서 성심원까지 미터기 찍히는 대로 나온 13,900원만 받는 것 아닌가.

 

, 이렇게 계산해야 마땅하겠지만, 교외로 변두리로 나올수록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고, 또 승객들도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송찬수 기사님의 태도만큼은 경남의 여러 지역 택시기사님들이 좀 본받아야 할 것 같았다. 송찬수 기사님은 심지어 13,900을 제한 100원 자투리까지 거슬러 주셨다.

 

참 기분 좋은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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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막걸리들이 요즘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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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마을 입구에서 마을위로 오르면 동네 지킴이처럼 많은 호두나무들이 서 있다. 탐스럽게 호두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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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류도 아직은 어른 엄지손톱만하지만 두 달 뒤면 제 값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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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내내 지천으로 널려있는 여러 농작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누구 하나 거기에 손을 대는 사람없다. 공정여행객들은 자신이 가는 길을 책임 질줄 알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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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내리는 지곡사 입구, 참 운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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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내내 셀프카메라를 찍고 싶어진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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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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