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일이.....100억 원짜리 의회 신청사 하숫물 버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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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100억 원짜리 의회 신청사 하숫물 버릴 곳이 없다

한창식 기자  | 입력 2009-10-22  | 수정 2009-10-29 오후 7:20:02  | 관련기사 건

아마 이런 일은 만화나 영화 따위에서나 있음직한 일인데, 자랑스럽게도 우리 경남 고성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먼저, 얼마 전 있었던 경상남도 감사와 관련해 언급 해야겠습니다. 도대체 감사는 뭣 땜에 하는지 모를일입니다. 한 두 푼도 아니고 100억 원 가까이 드는 공사가 진행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런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니 어이 없습니다.

 

설마 발견 못했을리야 있겠습니까? 밝혀지면 파장이 커질까 조용히 수습하도록 미루는 것이겠지요.

 

그게 이렇습니다.


내년 초쯤에 또 거론될 일입니다만, 얼마 전 고성사회를 제법 시끄럽게 만들었던 100억 원짜리 고성군의회 신청사 문제인데, 이틀 전 열렸던 고성군의회 의원 월례회에서 집행부의 보고를 받던 중 어이없게도 하수처리를 할 수가 없어 지금 완공돼도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 아닙니까?

 


건물이 다 돼 가는데, 지금 상태로는 준공도 안 난다는 거 아닙니까? 월례회에 참석한 모든 의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에 하수관거가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건물을 지었느냐고 호통 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않아도 의회 신청사 문제로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했다고 호통이 이어졌습니다.


설마 하수관거가 없다고는 생각지도 않고 건물을 올렸다는 것이지요. 신청사에서 기월리 사거리까지 하수관거를 새로 묻어야 하는데 시내 쪽에서 들어오는 기존의 하수관이 기월사거리에 못 미치는 곳까지 와 있고 과거 농지개량조합의 수로가 도로 아래를 가로질러 지나가고, 신호등을 건너서까지 파헤쳐야하는 번거로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그래서 나온 방안 중 하나로 철성고등학교와 철성중학교가 의회청사 위쪽에 있고 해서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와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안해 아예 철성중학교 앞에서부터 기월사거리까지 제대로 된 반듯한 도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계획아래 도시계획도로인 대로3-2호 도로를 건설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반드시 돈이 들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해서 12억 원인가 11억 원인가 돈이 필요해 이날 월례회 때 ‘의원님들이 승인을 좀 해주십사’ 하고 부탁하는 보고를 했던 겁니다.


의회청사는 다 지어 가는데 하수관로가 없어 준공도 안 나게 됐고, 급히 도로는 만들어야겠는데 돈은 없고.....


그 돈을 승인해 줄 사람들은 의원들인데, 이제 와서 ‘하숫물 버릴 때가 없어 새로 하수관로를 설치해야겠는데, 도로 밑에 농조가 사용하던 수로도 지나가고 좀 복잡해서 도로를 새로 놓아야겠습니다. 돈 좀 주십시오’ 하니 그 의원들이 좋아할 리가 없지요 또, 시민들에게 욕을 듣게 생겼지 않습니까?


‘가정집을 하나 지어도 이런 일이 없는데 100억 원이나 드는 그것도 의회 청사를 지으면서 하숫물 버릴 곳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의원들이 펄쩍 뛰었지요. ‘그 돈 승인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말입니다. 의회 신청사를 빨리 준공해 옮겨가자는 의원과, 내년도 새로 원 구성을 하게 될 6대 의원이 선출될 때까지 신청사에 들어가지 말자는 의원이 있어서 앞으로 하숫물 버릴 곳 없는 고성군의회 청사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사뭇 기다려집니다.


기대하시고 고대하시라. 과연 100억 원짜리 고성군의회 청사에서는 하숫물을 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의원들이 개인 오물통을 마련할 것인가!  개봉박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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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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