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줄줄 세는 새누리당, 모두 `박근혜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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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줄줄 세는 새누리당, 모두 `박근혜탓?`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4-23  | 수정 2012-04-23  | 관련기사 건

문대성 탈당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강기윤 표절...‘제수 강간’도 모자라 ‘불륜 스캔들’

 

전횡에 가까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1인 리더십이 언제든 파도에 휩쓸려 갈 ‘모래 위의 성’이 될 지경이다.

 

 

박근혜 위원장에 의한, 박근혜 위원장을 위한, 박근혜 위원장으로부터 발휘되는 리더십으로 올 초까지만 해도 총선에서 100석 조차 장담하지 못했던 새누리당이 실제로 과반의석을 획득함으로써 총선을 잔치로 이끌었지만, 잔치가 끝난 뒤 터져 나오는 사고로 뒷수습이 어려울 지경이다.

 

‘제수 강간’ 김형태(경북 포항남울릉)당선자와 ‘논문 표절’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가 과거에 저지른 파렴치한 범죄가 선거과정에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고 선거를 치른 덕에 당선은 됐지만, 비난 여론이 악화돼 당선장에 잉크도 마르기전에 두 당선자가 탈당해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어이 없이 무너졌다. 이에 따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표절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기윤 당선자 석사논문 여기저기서 짜깁기 정황 드러나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강기윤 당선자(창원 성산)의 석사학위 논문으로 이미 선거과정에서 의혹이 제기 됐고, 지난 19일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원저자 논문과 강 당선자가 표절한 부분이 비교. 분석 돼 보도 됐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강기윤 당선자(창원 성산)가 2005년 6월 중앙대 행정대학원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 <지방자치센터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창원시를 중심으로>이 2005년 2월 김장섭씨(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가 작성한 논문<주민자치센터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과 2004년 김성용씨(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의 논문 <주민자치센터 확성화 방안>, 박종열씨(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의 2005년 2월 작성된 논문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이규관씨(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의 2005년 2월 작성된 논문<주민자치센터 확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일치하는 부분은 강 당선자의 논문 138쪽 첫째 단락 1~4줄은 김장섭씨의 논문 50쪽 1~4줄과 거의 일치하고, 강 단선자의 논문 145쪽 1~12줄의 내용이 김성용씨의 논문 85~86쪽 내용과 비슷하다.

또 강 당선자의 논문 150쪽 6~9줄 내용이 박종열씨의 논문 63쪽 13~17째줄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이 밖에도 강기윤 당선자의 논문 153쪽 6~12째 줄의 내용은 이규관씨의 논문 93쪽 8~13째 줄의 내용과 비슷하고 강 당선자의 논문 155쪽 14~20째 줄은 이규관씨의 논문 91쪽 12~16째 줄과 내용이 거의 같다.

 

이에 대해 강 당선자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인용한 부분은 각주와 참고문헌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강 당선자는 지난 6일 지역 방송에서 주최한 열린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측이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논문은 절대 표절하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사퇴는 물론 법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은 강 당선자의 논문 159~163쪽 <참고문헌>부분에는 그가 인용한 부분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의 원저자 김장섭, 김성용, 박종열, 이규관씨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 학술논문 기준은 “아무런 인용 표시 없이 6개 단어가 연속으로 나열되면 표절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강 당선자가 후보 토론회에서 논문 표절이 사실이라면 사퇴는 물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문대성 당선자처럼 기만적인 ‘탈당’극을 재연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부도덕, 부패 공천에 대해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추가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강기윤 당선자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점화 되는 유재중 ‘성추문’...“‘상간녀’ 당시 유재중과 불륜으로 낙태-이혼”

 

뿐만 아니라, 이미 선거과정에서 유재중 의원(부산 수영구)의 과거 구청장 시절 벌어진 ‘불륜’ 사건이 가관도 아닐 지경이다.

 

이미 선거 과정에서 유 의원이 부산 구청장 시절 구청장실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후 1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해 가정도 파탄 난 상태라며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는 ‘상간녀’가 22일 국회를 다시 한 번 찾았다.

 

상간녀 김 씨는 이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유 의원과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불륜관계’에 대해 “경찰, 검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실시를 촉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씨의 법정대리인 배경렬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유 의원과 김 씨의 대질신문 당시 변호인인 자신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제안해 유 의원으로부터 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 변호사는 “이후 검찰의 보강수사로 인해 선거일을 넘기게 됐다”며 “지금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굳이 필요하냐고 하면서 조사 자체를 유야무야 하고 있다”고 수사당국과 유 의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배 변호사는 “(유 의원을)감싸주고 비호하기 위한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러한 추문이 불거지자 유 의원은 삭발까지 감행했다. 이러한 덕분인지 유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다.

 

유 의원의 ‘상간녀’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유 의원이 전 남편과 아이들이 거주하는 집에까지 찾아가 저를 비난하며 회유하는 과정에서 결국 저의 자녀들로 하여금 언론에 오르내린 성추문 당사자가 바로 엄마임을 다 알게 만들어 버렸다”며 “(유 의원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이처럼 천륜마저 짓밟는 더러운 권력자”라고 비난했다.

 

김 씨는 당시 유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낙태 수술과 이혼을 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의원 측은 김 씨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고소한 상태다.

 

경위야 어떻든 선거 과정에서 이미 불거진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시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후보자들을 사퇴 시키지도 못하면서 ‘선 조사 후 조치’를 일관되게 외쳐 온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비난 여론은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아슬아슬한 과반이 19대 국회 원 구성도 하기 전에 후보자들의 개인 비리로 비난 여론에 몰려 사퇴했을 뿐 아니라 연달아 당선자들의 추문이 새롭게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IOC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문대성 당선자의 경우 해외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되고 IOC에서 이 사건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일 국민대 측은 문 당선자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최종 판결한 바 있다.

 

문성근 “문대성 나라 망신시키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대행은 이에 대해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대성 당선자가)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방침을 밝혔다. 이런 망신이 있을 수 있겠나”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 갔다.

 

문 대행은 “논문 표절한 부도덕한 사람을 공천하고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공천을 취소하지 않고 꼭 국회에 보내 달라 호소했던 책임자가 바로 박근혜 위원장”이라고 직접적으로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박 위원장에 대해 “나라 망신 사태의 책임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문 대행은 ‘제수 강간’사건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형태 당선자에 대해서도 “(박근혜 위원장이) 진정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나라와 국민을 망신시킨 이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두 당선자의 의원직을 사퇴시켜야 할 것”이라고 날선 비난을 이어갔다.

 

야당은 계속해서 문 당선자와 김 당선자에 대한 국회의원직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4.11 총선을 전적으로 맡아 진두지휘 하면서 ‘승전보’를 울린 짜릿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박근혜 위원장의 그 정치적 리더십이 ‘불통 리더십’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도 쓴소리 “박근혜 잘못된 보좌로 제대로 된 보고 못 받아”

 

친박 내부에서도 박 위원장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박 위원장을 둘러싼 보좌진의 잘못된 보좌로 제대로 된 보고가 박 위원장에게까지 안 간다는 이야기가 계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

 

이번 총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친박 핵심 이혜훈 의원과 박근혜 위원장 정책 메시지 총괄단장을 지낸 유승민 의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잇따라 언론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소통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햬훈 의원은 23일 <조선일보>를 통해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에 대해) 박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보고가 사실과 다르게 가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 제 짐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 음성파일의 목소리가 동일인이라는 보도가 나오니까 (박 위원장이) 곧바로 처리했다. 그걸 보면 애당초 폭로 내용에 대해 ‘거짓 또는 음해’라는 보고를 받은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한 언론을 통해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며 “박 위원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박 위원장의 일방적 소통 방식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종인 “박근혜, 최경환과 거리 두고 쓸 데 없는 소리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아예 직접적으로 박 위원장의 소통을 가로 막는 중간 장애물로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지적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2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박 위원장은 이런 사람(최경환 의원)과 거리를 두고 쓸 데 없는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친박 핵심 인물과 이번 총선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당을 이끌었던 비대위원들로부터 이런 지적이 나온다는 것은 박 위원장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중간 역할자의 전횡이 이미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추론도 가능해 진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매직’이라며 칭송을 받았던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보름도 안 돼 큰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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