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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6-21 | 수정 2012-06-21 | 관련기사 건
LPG 업체들 담합해서 가격 올리고, 택시비 할증은 폐지되고 ‘더 이상은 못 살겠다!’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아래 10만 노동자들이 서울 광장에 집결했다.
104년만의 가뭄, 그 중에서도 연일 30도가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서울 광화문 한 복판, 하루 중에서도 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 때인 오후 1시에 자리를 펴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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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놓아버린 손에 들린 피켓 ‘살려 달라!’
21일 자정을 기해 일제히 택시를 멈춰 세운 노동자들의 손에는 운전대 대신 ‘LPG 가격안정화!’, ‘택시 대중교통 현실화!’가 적혀진 피켓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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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부터 시작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는 전국 10만 택시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서울 택시 노동자들만 7만 여명이었다.
결의대회가 벌어지는 서울 광장 출입구 일대를 경찰 폴리스 라인이 막아서 기자가 탄 1002번 버스조차 동아일보 앞에서 멈춰서 시청 쪽으로 진입을 하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버스 한번으로 시청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 경찰 폴리스 라인과 택시 노동자들을 실어 나른 관광버스들이 막아 놓아 승객들은 일제히 하차해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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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노동자들은 “택시를 살려내라!”, “LPG값 내려라!”, “LPG 수입가 공개하라!”, “택시 대중교통 인정하라!”, “LPG 유통구조 즉각 개선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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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택시 사업 마이너스 수익이 나게 된 데에는 LPG가격 인하와 할증료 폐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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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가격 4년 만에 780원→1,164원”
이날 서울 광장 결의대회에 참여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중랑지부의 지부장 이인성 씨는 본지 기자와 만나 “2009년 6월에는 LPG가격이 1리터당 780원이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현재는 1,164원”이라며 “40%가까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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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지난 4년 전에 택시요금이 500원 올랐지만 할증 요금이 폐지 돼 실질적으로는 택시요금이 하락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부연 설명했다.
황우여. 김문수 등 여권 관계자들 무대 오르자 “물러가라! X새끼야!”
이날 결의대회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황영철, 김영우 대변인, 이현제, 이완용 의원이 참석했다.
황우여 대표가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 앉아있던 택시 노동자들은 야유를 보내고 “물러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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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택시를 타보면 택시 기사 분들이 LPG가격이 올라서 연비를 생각하면 휘발유 보다 비싸다고 하소연 하신다”며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자 밑에 있던 택시 기사들은 황 대표 발언 시간 내내 야유를 보내면서 “말로만 하지 말라!”며 “물러가라! X새끼야! 내려가라!”고 욕설 섞인 비난을 보냈다.
계속해서 황 대표는 “국회로 가서 대안을 내겠다”며 마지막으로 “여러분 사랑해요!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노동자들의 야유는 계속 됐다.
정부.여당 『택시운송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반대 해놓고 “택시 노동자들 사랑합니다?”
파란색의 택시 운전기사 복장을 하고 연단에 오른 김문수 도지사는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며 “땡볕에 전국방방곡곡에서 생존권을 찾기 위해 오열하시는 분들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김 도지사가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이어 받자 역시나 자리에 앉아 있던 택시기사들은 야유의 함성을 보냈다.
이어 김 도지사는 “제가 36일 동안 택시기사를 했는데, 입금하기 어려운 처지를 너무 잘 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지경부 장관, 환경부 장관에게 택시종합대책을 세워 사업촉구건의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 자리에 대통령 후보로 왔다”며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반드시 택시비 부분과 근로조건이 개선되도록 하고 가장 편리하고 좋은 교통수단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는 지난 해 7월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택시운송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에 반대해 통과되지 못하고 회기가 지나 자동 폐기 됐다.
이 법은 LPG소비세 감세 및 심야시간 버스전용차로 허용, 택시의 대중교통을 허용하는 특별지원을 포함하고 있었다.
민주, “19대 국회 시작되면 ‘택시운송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 보완해서 당론으로 발의하겠다!”
이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홍영표, 김경협, 정성호, 박홍근, 전병헌, 김상희, 은수미, 김관영, 한정애, 이언주, 최민희, 이석현, 진선미, 이상직, 박수현, 이상민, 전순옥 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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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원내대표는 “작년에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이 발의한 ‘택시운송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이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반대로 통과 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오늘 대한민국이 서버렸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택시가 서버려서 어렵고 서러운 중산층은 울고 있다”고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그는 “LPG가격은 지난 4년간 50%나 올랐다”며 “이는 고환율로 재벌의 이익만 보장하고 택시 종사자들은 나몰라라 내팽개친 이 정부를 규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같은 사태를 발생케 한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택시 보조금을 통해 유가 부담을 줄이겠다. 택시 보상금이 예산에 포함되도록 약속하겠다. 급여 인상, 근무시간 단축 통해 택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민주통합당 소속 127명의 국회의원이 택시살리기법을 당론으로 발의해서 통과 시켜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석현 의원은 “작년에 제가 대표 발의한 『택시운송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이 국토해양위와 정부, 당시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통과되지 못했다”며 “국회가 개원이 되면 이 법을 보완해서 127명이 단합된 힘으로 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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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약속 지키지 않으면 12월 대선에서 결판내겠다!”
이에 대해 결의대회 노동자들은 “이 같은 정치권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12월 대선에서 결판을 내겠다”고 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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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결의대회 마지막으로 “LPG담합한 수입회사 처벌하라!”, “택시를 살려내라!”, “택시 대중교통 인정하라!”, “LPG가격 인하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이들은 가두 행진을 끝으로 결의 대회를 마쳤다.
한편, 결의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맞은 편 대한문 앞에는 22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 돼 있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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