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밥그릇모양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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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밥그릇모양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

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7-11-12  | 수정 2007-11-13 오전 8:04:06  | 관련기사 건

우리의 학습곡선은 대학진학이 바로 취업과 연결되고 취업 후에는 평생 동안 직장이 보장되고, 졸업과 동시에 ‘공부가 끝이던’ 시대에 걸맞은 모습이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간한 ‘21세기 국가전략 : 일자리 창출·인적자원개발’에서 우리의 교육문제와 노동시장의 불안정·경직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그래프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21세기 국가전략’ 중 진미석·손유미 연구위원이 공동집필한 ‘학습곡선의 혁명’은 우리나라와 스웨덴을 비교해 우리의 경제발전단계에서 교육과 노동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대학진학형 학습곡선을 평생직업형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평형성이 어우러지는 동반성장이 중심 화두로 자리 잡아야 한다. `21세기 국가전략 : 일자리 창출·인적자원개발` 중 학습곡선의 혁명.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진이 진단한 우리나라의 학습곡선은 대학진학형이다. 초중등 단계에서 집중적인 학습이 이뤄지는 반면 유아, 고등교육, 직업세계 단계에서의 학습은 상대적으로 적다. 밥그릇을 엎어놓은 형상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경제사회구조와 대학진학형 학습곡선은 손발을 잘 맞춰왔다. 모방과 추종의 경제구조에서 다수의 중등학력 인재와 일반적 학습능력을 가진 고급인력을 단기간에 양성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 ‘명문대학졸업장’은 특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그릇이 엎어진 모습인 대학진학형 모델은 지식기반·기술집약·혁신주도적 경제구조에서 더 이상 밥을 담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진단이다.


새벽 2~3시까지 학원과 숙제에 시달리는 중·고등학생, 외국의 명문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업에 허술한 대학 교육과정, 대학 교육과 직업의 불일치로 인한 청년실업, 조기퇴직 후 준비 없이 노후를 맞아야 하는 중장년 고용불안 등이 대학진학형 학습곡선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반면 벤치마킹 대상으로 소개한 스웨덴의 학습곡선은 오른쪽이 길게 늘어진 M자 형이다.


유아교육 참여율이 높고, 초중등 단계의 학습량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더많은 시간과 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또 직업세계로 진출한다고 해도 학습곡선은 일정 정도 유지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교육문제에 대한 논의가 중등단계의 경쟁을 부추기고 대학 입학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인적자원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은 “연령에 따라 학습→일→여가로의 이행이 단절되는 것 아니라 학습↔일↔여가가 선순환되는 유연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평생학습곡선에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습이 이뤄지고, 이태백·사오정 같은 일자리 위기 대신 직업안전성을 확보하고(직장안정성이 아니라), 제2·3의 기회로 대학진학에 매몰된 사교육 풍토가 개선되며, 중장년 이후 삶의 질이 높아진다.


물론 학습곡선을 바꾸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혁신주도형 경제정책이 필요하며, 인적투자 전략을 국가의 핵심전략으로 바꿔야 하고, 효율성과 형평성이 어우러지는 동반성장이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연구진도 이러한 탓에 학습곡선 변화를 ‘혁명’이라고 말했다. 어렵지만 가야할 길. 학습곡선 혁명을 위해 연구진은 3A(Any Place, Any Time, All Adults) 평생학습 지원체계, 고등교육 투자비율 두 배 확대, 초중등 교육 학습 방식 변화, 기업의 학습친화적 환경 조성 ·인적자원개발 예산 확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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