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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4-03-26 오후 10:35:19 | 수정 2014-03-26 오후 10:35:19 | 관련기사 0건
군청마당에 쳐진 텐트, 우울하다.
고성군 공직사회가 또 술렁거린다. 민선 체제로 들어선지 20년 동안 해마다 한두 번 시행되는 인사와 진급문제가 고성군에서 또 붉어진 모양이다..
고성군 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군청마당에 천막농성에 들어간 곽쾌영 노조지부장을 만나보고, 인사권자인 고성군수를 만나 봐도 어느 한 쪽 주장하는 바가 그릇된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냥 깔고 앉아 뭉개고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권자의 권한행사를 둘러싸고 난무하는 설들이 공직사회나 고성군을 위해 전혀 발전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이 사뭇 아쉬울 따름이고, 공무원 조직 내부를 갈라놓는 느낌마저 들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미 사태는 노동조합 내부에서조차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어 적당하게 정리되기 힘든, 앙금만 쌓일 지경까지 왔기에 더 그렇다. 이는 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이번 인사와 관련한 댓글 속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고성군청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다수 공무원들의 입장과 정서를 감안한 인사가 이뤄지기를 추천하고 또 권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예는 1년 여 전쯤에 있었던 것으로, 고성사회의 급속한 노령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고가 많아진 사회복지분야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아들인 군수가 기꺼이 두 자리를 더 늘려 승진토록 배려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인사도 그 세세한 내막이야 알 수 없지만 인사부서 담당자가 소수직렬인 세무직도 배려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고 군수는 또 이를 받아들여 근무평점 등을 참작해 행정2, 세무2, 토목1 이렇게 5명의 6급 승진자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의 쟁점은, 군수 수행비서로 있던 7급 직원 K모 직원의 승진과 관련한 문제로, 공노조의 입장은 K모 직원 보다 10년 이상 먼저 공무원으로 들어왔지만 6급으로 진급하지 못한 직원들이 있어 이들의 사기진작과 인사적체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흔히들 인사와 관련한 문제가 대두될 때면, 이른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 이라는 말로 일축하기도 하지만 ‘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고성군 공무원노동조합의 입장이 변함없다면 이번 인사에서 만큼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일로 확대되지 않았으면 한다.
인사적체 해소와 사기진작 문제를 거론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지만 12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자치단체 장으로서는 7년 여 가까이 자신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큰 과오 없이 임무를 수행하며 상관을 잘 보필한 직원에 대한 논공행상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12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군청을 떠나는 인사권자의 심정도 헤아려봐야 한다. 군수인들 왜 모든 부하직원들을 진급시키고 싶지 않겠는가.
알만 한 사람은 알 터이다. 7년 동안 자치 단체장을 보필하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운 일인가를. 청춘의 시기를 동료들과 같이하지 못하고 7년이라는 세월을 때로는 타국에서 때로는 타지에서 공휴일도 잊은 채 홀로였던 당사자를 생각한다면, 극한 반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진급하게 될 7급에서 6급으로의 진급이 특별히 이르지도 않아 보인다. 동료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면, 이렇든 저렇든 고성군민들이 4년 마다 있는 선거에서 지금의 군수를 원해 그가 군수가 됐고, 당신만이 고성군민을 이끌고 갈 적임자라는 것이고, 부정 불법이 아니고 공명정대하다면 당신을 믿겠노라고 그를 선택했고, 그런 그가 단행한 인사라는 점이다.
단지, “K모 직원의 진급이 좀 빠른 것 같다”라는 말로 군민이 선택하고 12년 동안 그가 단행한 결재 일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노조에서도 사이트에 올라온 댓글들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자조 섞인 글들도 있다. K모 직원을 두고, ‘인사권자가 퇴임하고 나면 왕따 시키면서 퇴직할 때까지 업무협조도 하지말자’는 댓글도 보여 심각한 내부갈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많은 탄압 속에서도 깃발을 내리지 않고 우여곡절 끝에 세웠던 공무원노동조합 깃발이다. 그런 공무원노동조합에서 군청마당에 설치한 천막이 왠지 적절하지 않고 어설프게 보인다면 이 또한 낭패일 수 있다.
‘노동조합’ ‘노조’ 라고 자신에 차서 내세우는 측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K’모 직원 또한 노동조합의 일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바로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보호받아야 할 당사자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7년 동안 최고인사권자를 보필하게 됐을 때 훗날, 오늘과 같은 날을 예상하고 K를 제 자리로 복귀시키려고 노동조합에서 힘썼던가 자문해봐야 한다. 1년 2년 3년이 가고 4년 5년 6년이 가도 K의 복귀는커녕 K를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노동조합이 뭘 하는 곳인가?
과연 고성군공무원노동조합이, 또 다른 어떤 동료가 있어 7년에 걸친 남모르는 그의 고통을 헤아려줬던 적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만큼 공무원들의 일상이 빠듯하고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정말 K가 자신의 승진이 너무나 황송하고 과해 물리치기를 원하는가? 정말 그런가? 최종인사권자가 진급시키겠다는데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때가 되면 진급하겠습니다’ 라고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가?
현직군수는 12년간 일 하라고 뽑았고, 모든 일 알아서 처리하라고 뽑았다. 법적 하자 없고 만고에 없었던 일 아니면 모두 무사해지기 바란다. 많은 사람한테 상처주지 말자. 차분한 마음으로 떠나는 군수에게도 복귀하는 ‘K’에게도 격려와 갈채를 보내자.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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