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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기자 | 입력 2015-12-10 오후 05:22:21 | 수정 2015-12-11 오후 12:46:40 | 관련기사 1건
귀촌해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소설가 이인규씨가 "동굴 파는 남자’(도서출판 북산)"를 출간했다.
2012년 가을, 부산에서 산청으로 귀촌해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이인규 소설가는 지난 2015년 11월 30일 발행된 "동굴 파는 남자’(도서출판 북산)"를 소개하며 "2015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출간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굴 파는 남자’는 이인규 작가의 네 번째 작품집이자, 세 번째 소설집이다. 아래는 산청 공동체 "쉴만한 쉼터" 대표 박세원 시인과 손남훈 부산작가회의 문학평론가의 작품에 대한 평이다.
이 작품집은 소박한 글모음이기도 하지만, 실제 읽어보면 글 따로, 사람 따로 형식의 픽션이기보다 삶의 언저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와 고민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몇몇 소설에서 나타나는 작가가 바라보는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독자가 일상에서 공유하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모순"에 맞닿아있다. 그리하여 삶의 도피가 아닌 넘어설 수 있는 한계, 그 끝자락에서 그는 소설로서 독자들과 소통하려하고 있다.
귀촌한 후,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일치된 삶을 보여주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산청 공동체 "쉴만한 쉼터" 대표, 시인 박세원
이인규 소설에서 몇몇 인물들은 여전히 ‘어디에서 사는 가’를 고민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사는 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소설집 역시 그와 같은 과정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으로 요약되는 자기착취적인 현대인의 삶은 살기 위해 자신을 죽여야 하는 아이러니한 삶 혹은 죽음의 과정이 아닌가. 작가는 이 소설집의 문제적 인물들을 통해서 이를 단지 한 개인의 실존적 문제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생존경쟁에 내몰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지녀야 할 풍격(風格) 또한 놓치고 있지 않은데, 이는 문학이 지니는 보편적 삶의 가치를 구체적이고도 단독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소설을 쓰고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작가의 삶이 환기되는 이 소설집은 허구적 상상력과 현실적 행동의 일치를 보여주는 윤리적 사례의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부산작가회의 문학평론가 손남훈
소설 ‘동굴 파는 남자’ 작가의 말
‘시는 정신에 탄력을 주고 삶의 구김살을 펴는 과정’이라고 정현종 시인은 말했듯이 내게 있어 소설 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쓰는 내내 나는 내 삶의 구김살을 펴는 대신 외로움에 대해 생각했다. 글쓰기를 통해 과연 나와 타인간의 소통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자본의 논리에 따라 돈이 되지 않는 문학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누가, 얼마나 이 책을 읽어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결국 외로움은 그냥 외로움이었다. 평화학연구자 정희진님의 말처럼 외로움은 어떤 섬에 사는 노인처럼 자연을 혼자 겪는 것이었다. 깜깜하고 바람 불고 사람 없고 가게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곳 이것이 외로움이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집을 내는 늦가을, 따스한 볕 아래 할 일없이 졸고 있는 내 삶은 분명, 천천히 가고 있다.
이인규 작가 프로필
1962년 부산출생.
2000년 부산대학교평생교육원"소설창작과정 수료
2007년 제 9회 공무원문예대전 소설부문 장려상 수상,
2008년 경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내안의 아이’ 당선
2012년 지리산, 산청으로 귀촌.
2015,2015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창작지원 대상 선정
작품집:「내안의 아이」(2009. 청어), 「지리산 가는 길」(2012. 북두칠성), 장편소설「아름다운사람」(해성,2014)
현)부산작가회원, 부산소설가협회 회원
이메일 : leeingu62@naver.com
출판사리뷰
물결처럼 일렁이는 모순의 경계에서
타인의 불안을 들여다 보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일관된 지점을 항하고 있다. 무언가를 포기 할 수도 선택할 수도 없는 선택의 순간을 응시하며 물결처럼 일렁이는 타인의 불안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 같이 도시 속에서, 자본주의의 경쟁 속에서 저만치 물러나 있는 동시에, 마음의 방향을 잃고 중심부에서 배제된 채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이다.
표제작 『동굴파는 남자』는 작가의 자의식이 가장 잘 표출된 작품이다.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지리산 어느 산자락에 살고 있는 주인공은 실제로 귀촌을 선택한 작가의 모습과 닮아 있다. 주인공은 공팔진이라는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도시에서의 삶을 회상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독자들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엉켜 고군분투 해야만 하는 도시에서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지리산에서의 일상과 소박한 삶의 단면은 뜨거운 선짓국에 썰어 넣은 생파의 향긋함처럼 소설 곳곳에 녹아들어 복잡한 도시에서의 삶과 대비 되어 느껴진다.
이인규는 소설 속 주인공들을 통해 무언가를 선택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모순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일상이라는 공간은 주인공들을 더욱 갈등하게 만든다. 그들의 모습과 고민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면, 우리로 하여금 모순의 경계에 서기를 회피 하지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해설을 쓴 손남훈 문학평론가는 그의 이번 작품집에 대해 “작가는 문제적 인물들을 통해서 이를 단지 한 개인의 실존적 문제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생존경쟁에 내몰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데 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이처럼 이 책에 실린 8편의 작품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경쟁사회 속에 내몰린 인간들의 불안과, 슬픈 자의식을 응시하고 있다. 또한, 자본의 논리에 따라 돈이 되지 않는 문학이 죽어 가는 현실에서 ‘문학하기’,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야 하는 저자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김미화 기자 gsi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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