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우리아이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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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우리아이 이해하기

정선하 기자  | 입력 2013-12-16 오후 01:39:32  | 수정 2013-12-16 오후 01:39:32  | 관련기사 23건

-사춘기 딸, 아들의 심리 이렇게 달라요

 

겨울방학은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정작 방학을 맞이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시간을 어떻게 아이들과 갈등 없이 보낼 수 있을까?’

 

특히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은 더 큰 걱정에 시달린다. 자칫 잘못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과의 관계가 틀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겨울방학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까? 그리고 사춘기인 딸과 아들은 어떻게 다를까?

 

사춘기 딸의 심리, 우울의 시작

 

어떤 영화에서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기도 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얼굴에는 원인 모를 여드름과 뾰루지가 올라오지, 아주 사소한 일에 깔깔거리면서 좋아하다가도 급작스럽게 우울해하거나 짜증을 내며 문을 쾅 닫고 돌아서는, 약도 없는 병이야.” 무엇이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사춘기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고 그러기에 부모들은 사춘기 소녀들을 보며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사춘기 소녀들의 마음과 관련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바로 이 시기가 본격적으로 우울증 유병률에서 남녀 성차가 나타나는 시기라는 점이다. 보통 우울증 유병률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지만 사춘기 이전까지는 이런 유병률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겪기 시작하는 다른 경험이 여성들을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생물학적인 이유에서 비롯되기도 하겠지만 여성과 남성에 대한 다른 사회적 기대에서 비롯된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자의식이 커져가는 시기에 느끼는 사회적 기대는 굉장한 부담이다. 특히나 요즘 여성들은 전통적인 여성성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당차고 똑 부러지고 모든 일을 잘해내는 슈퍼우먼에 대한 기대를 느끼며 자라게 된다.

 

그러니 아직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관점이 유연하지 못해 그 모든 기대를 왜곡된 방식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사춘기 소녀들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찰나에 어른들이 한마디만 덧붙이면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유 없는 반항이라며 억울한 느낌도 들겠지만 기억할 필요가 있다. 더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춘기 소녀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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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의 심리, 고립의 시작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들은 또 다른 호소를 하기도 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사춘기 아들의 문제 행동은 단절무심이다. 그 전까지는 부모와 함께 자신의 세계를 공유하며 무럭무럭 커오던 아이가 어느 순간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입을 꼭 다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가가려고 하고 알려고 하면 할수록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로 도피한다. 자주 하는 말도 내가 알아서 할게이거나 날 좀 내버려 둬이다. 도대체 아이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부모는 답답하고 속상하다.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조언을 하면 인상부터 찌푸리는 아이 앞에서 부모는 힘들어진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런 모습은 아이가 이제 본격적으로 세상 위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존재를 세워가기 위해 발동을 거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자신에 대한 관점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인식이 유연하지 못하기에 이렇게 서투르게 좌충우돌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이는 그 누구도 독립적인 인간으로 고유한 존재가 되기 어렵다.

 

특히나 남성으로서 독립과 성취가 강조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사춘기 소년에게는 이 점이 여성들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러니 이런 아이의 모습을 부모의 욕구에 비춰 해석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욕구에 맞춰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결같은 부모가 필요하다

 

사춘기는 더는 아이가 아니면서 아직 어른도 아닌, 의존을 하기도 뭔가를 책임지기도 어정쩡한 시기다. 또한 이 시기는 많은 고민을 불러오는 만큼이나 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그 잠재력을 자유롭게 펼치는 기반을 마련해 갈 수 있도록 너무 불안해하거나 걱정스러워하지 말자. 그저 나는 너를 응원한다는 태도로 한결 같이 그 자리에 있어 준다면, 아이들은 결국 이 시기에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올 겨울 방학에는 이런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저 옆에 있어 주는 것에 목표를 두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정선하 기자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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