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너를 딛고 내가 올라서지 않는 너와 내가 함께 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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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너를 딛고 내가 올라서지 않는 너와 내가 함께 사는 나라”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7-09  | 수정 2012-07-09 오전 9:33:10  | 관련기사 건

 ‘백성들은 가난한 것에 노하기보다는 불공정에 화낸다’

 

“국민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나라가 아닌 식구처럼 따뜻하게 보듬는 나라가 돼야 한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대선 출마선언을 통해 평등사회, 나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김 전 지사의 대선 출마선언은 전라남도 해남 땅 끝 마을 뙤약볕 아래에서 이뤄졌다.

 

한반도에서 보면 땅 끝 마을이지만 태평양을 바라보는 ‘첫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한 것이다.

 

김 지사의 출마선언 장소 선택에 담긴 의미만큼이나 대선 출마 선언에 담긴 뜻도 원대했다.

 

그는 “저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힘찬 출발점이기도 하다”며 “저는 오늘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이곳 땅 끝에서 민족의 번영과 도약을 위해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 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평등 사회 구현 위해선 ‘국가개조’ 필수”

 

그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유독 ‘평등’을 강조했다.

 

‘부의 대물림, 가난의 대물림, 신분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현재 구조를 타파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법은 왜 필요한 것인가? 정의는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물으며 “근본적인 국가개조만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단언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가개조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국가개조론은 현재 신분의 대물림이 되는 구조를 타파해 계층이동이 자유로운 나라, 공평과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지칭해 그는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을 크게 바꾸자는 세력과 대한민국 이대로 좋다는 세력 간의 대결”이라고 규정지었다.

 

“국가는 극소수 기득권자를 위한 ‘요새’가 아닌 ‘우리 모두의 집’이 돼야 한다”

 

그는 “불평등과 양극화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에 내일은 없다. 국가는 극소수 기득권자를 위한 ‘요새’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강자의 횡포를 방관하면서 강자를 돕는 국가가 아니라 서민의 삶에 힘이 되는 국가가 돼야 한다”며 “내 삶에 힘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좀 더 나은’이 아닌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재벌과 특권의 독식경제를 끝내고 나눔 경제를 실천해야 한다. 경제의 초점을 중산층과 중소기업, 서민과 소상공인, 지방과 소외된 지역에 두고 이들을 살려내야 한다. 이것이 나눔 경제요 이것이 참된 성장이다. 나눌수록 파이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만연한) 지금의 경제구조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오히려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2012년의 시대정신은 박정희식 개발독재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여 평등국가를 여는 것”이라고 현재 강력한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겨냥했다.

‘내 상대는 오직 박근혜 한 사람’

 

김 지사의 출마선언문을 살펴보면 전선을 하나로 통일하면서 ‘박근혜 대 김두관’의 양강구도를 확실히했다.

 

그는 “평등국가를 김두관이 만들고자 한다”며 “평등의 기본원리가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발선상에 선 약자 배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 보장 △과정에서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공정한 경쟁 기회 부여 △국가가 합리적 조정을 통한 결과 차등의 격차 완화”를 꼬집었다.

 

이어 그는 “‘뷸환빈, 환불균’ 즉 ‘백성들은 가난한 것에 노하기보다는 불공정에 화낸다’는 논어 구절을 제 좌우명으로 삼아 왔다”며 “‘언덕은 낮춰보아도 사람은 내려 보아서는 안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평생 가슴에 품어왔다”고 말하면서 종고출신, 전문대 거쳐 사년제 대학교 편입학한 이장, 군수, 장관, 도지사 출신의 대선후보자인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한마디로 ‘밑바닥부터 기어 올라온 개천의 용’의 대표 케이스인 자신의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 신분의 수직적 이동이 자유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는 저의 정치적 유전자로 자리잡았다”며 “유행 따라 말로만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것이 아니라 심장으로 이해하고 온몸으로 실천하겠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는 저의 정치혈맥이자 정치근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이슬방울에도 우주의 원리가 담겨있다”며 “작은 마을이 이슬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우주다. 이제 그 우주에서 나눔과 배려와 연대를 실현하겠다. 평등국가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너를 딛고 내가 올라서는 사회가 아닌 너와 내가 함께 사는 나라”

 

그는 “덜 성공한 사람은 있어도 영원한 패자는 없는 나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너를 이겨야 내가 사는’ ‘정글의 법칙’을 버리고 ‘네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는’ ‘숲의 법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나라가 아니라 식구처럼 따뜻하게 보듬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그 첫 걸음으로 “△서민과 중산층 생계비 월 50만원 인하 △(비싼)학비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이 단 한명도 없는 나라 △모든 사회적 자원 일자리와 연계 △국가가 노후를 보장하는 나라 △새로운 분권 시대 구축 △한반도경제공동체 구축 △생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국가체제 구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명박과 박근혜 똑같고, 현장모르는 안철수 지도자 될 자격 없어”

 

마지막으로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은 재벌과 특권층이라는 지지기반이 똑같고, 독선과 불통이라는 정치스타일이 똑같고, 잘못해도 절대 사과하지 않은 것이 똑같다”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모르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야권의 파괴력이 큰 주자로 회자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과 비교해 왜 김두관이 대통령이 되야 하는가를 역설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국민 아래 김두관’과 ‘국민 위의 박근혜’의 대결이다. ‘국민을 섬기는 김두관’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박근혜’의 대결”이라며 “경청, 현장, 소통, 서민을 상징하는 김두관, 오만, 독선, 불통, 최상류층을 상징하는 박근혜 둘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서 마치 대선 본선에서 연설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또 “우선 경선과정에서부터 서민을 저의 멘토로 모시겠다”며 “쌍용자동차 해고 노조원, 용산참사 유족,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 등 이 땅의 민초들이야 말로 저의 멘토다. 새로운 체제 2013체제를 상징하는 2013명의 시민멘토단을 SNS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평등국가로 가기 위한 최후의 일전을 남겨놓고 있다”며 “여기서 승리하려면 민주.개혁.진보 진영이 총단결해야 한다. 아래에서부터 공동정권, 연합정치의 탄탄한 경험을 쌓은 저 김두관 민주.개혁.진보 진영의 총단결을 이끌어낼 깃발이 되겠다”고 선포했다.

 

김 전 지사는 58년 남해 이어리에서 출생했다. 그러나 호적상 출생년도는 59년 생으로 되어 있다. 남해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전문대 행정학과를 거쳐 동아대학교 정치와교학과에 편입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경남대 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부인 채정자 여사 사이에 자녀 1남 1녀를 두었다.

 

87년 농민운동에 투신해 남해농민회를 조직했다. 남해농민회 사무국장을 거쳐 이후에는 직접 주주를 모집해 농민 신문을 창간했다. 89~95년까지 농민신문 남해신문(주) 대표이사 겸 발행인을 거쳐 풀뿌리 지방자치를 실현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도지사에 오르기까지의 이력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아 있어 ‘리틀 노무현’으로도 불리웠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거쳐 ‘노무현의 그림자’로 불리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대비 되는 대목이다.

 

이날 출마선언에 앞서 식전행사로 어린이 태권도단 시범 공연을 펼쳤다.

 

 

"국민 아래 대통령 김두관!" 연호

 

이어 김두관 전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을 촉구하며 지지를 일찌감치 선언한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이 축사를 했다.

 

원 의원은 “대한민국이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인물, 서민정부를 만들고 성공시킬 인물이 필요하다”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서민이 주인되는 대한민국 김두관과 함께 모인 동지들이 그 뜻을 모아 12월 19일 대한민국이 새로운 출발을 함에 있어 오늘 이곳 땅끝에서 새로운 프론티어에서 국민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유독 원 의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계속해서 식전 행사로 ‘기천 임꺽정 건무’를 선보였고, 나주 소년소녀 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국민 아래 대통령 김두관!”,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우리의 자랑스런 대통령 김두관”을 연호했다.

 

13척의 배로 300척의 왜적의 배를 물리친 울둘목이 자리한 명량해전 장소에서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자세로 나아가 대선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참석해 “10년 전이 생각난다. 그 때도 우리는 전망이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바람, 노무현 바람, 노풍을 앞세워서 승리해 내고야 말았다”며 “이제 이곳 해남 땅끝에서 메가톤급 태풍이 일고 있다. 대선 승리를 가져올 태풍이다. 김두관 풍이다”고 한껏 치겨세웠다.

 

이어 그는 “새로운 지도자 김두관 후보가 이 기풍, 태풍을 앞세워서 정권교체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날 김 전 지사의 출마선언에는 부천, 안양, 남해, 나주 등 전국 각지에서 약 7,000(경찰추산 6,000여명, 주최측 추산 1만여명)의 지지자들이 해남까지 와서 지사의 출마선언을 함께 했다. 김 전 지사의 팬카페 ‘두드림’ 회원들도 이날 출마선언에 참석해 힘을 실어 줬다.

 

민주당 문병호, 이석현, 안민석, 우윤근, 김광진,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김영록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천정배, 유원일, 장영달, 김재홍, 송석천, 박양수, 조배숙, 전현희, 김태란, 김재균, 전갑길, 이무영 등 14명의 전 의원이 함께 했다.

 

6일 경남지사직을 공식적으로 사퇴하고 본격 대선 행보를 시작한 김 전 지사는 9일 광주를 방문한다. 광주지역 언론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이후 10일에는세종시를 방문하고 대전지역 언론인들과 조찬 간담회를 실시한 후 경기도파주도라산전망대를 둘러보는 빠듯한 일정이 예정 돼 있다.

 

한편, 이날 출마선언 장소에서 피워 올린 성화 봉송은 15일간 계속 되며 2013명의 시민 대장정이 이어지는 동안 전국 방방곡곡에 이어져 타오를 예정이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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