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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13-05-24 오전 10:01:04 | 수정 2013-05-24 오전 10:01:04 | 관련기사 0건
밀양 송전탑 설치 문제로 한전 측과 주민들 간의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식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한 시민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소개합니다.
아래 글은 블로거 아이엠피터님이 올린 글 全文입니다.
"밀양 송전탑" 전력난 때문? MB사기극 뒤처리 위해
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과 반대 주민의 대립이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자사 직원을 동원한 밀양 송전탑 공사에서 20일부터는 경찰 500명을 동원한 공사 강행으로 더욱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송전탑 현장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전 직원은 물론이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알몸 투쟁"이나 "오물 투척"도 나오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에 대한 주민의 반대 시위와 시민 단체,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밀양 송전탑 공사를 놓고, 공사를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주민 의견을 수렴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 조사해봤습니다.
" 밀양 송전탑 공사는 전력난 때문?"
밀양 송전탑 공사가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7년부터 입니다. 정부는 2007년 11월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56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승인했고, 이듬해 2008년 7월 밀양주민들은 송전선로 백지화를 요구하며 첫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밀양 송전탑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2년 1월 16일 밀양주민 이치우씨가 송전탑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고,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다루어지자, 한전은 2012년 3월에 공사를 중지했다가 다시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한전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이유가 심각한 "전력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조환익 한전 사장 호소문 중에서> 최근 전력 수급 상황이 정말 어렵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미 예비 전력이 급속하게 떨어져 전력수급 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쉼 없이 달려온 발전기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멈춰 섰고 5월에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는 원전만 6기에 달합니다. 게다가 다가오는 여름철 전력사용량을 고려한다면 올 12월 신고리 원전 3호기가 계획대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 국가 전력수급 상황에 심각한 전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조환익 한전 사장은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국가 전력 수급 상황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말하면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한전 사장의 주장에 맞춰 갑자기 신문들은 전력난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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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5월21일 1면 기사, 출처:조선일보 |
5월 18일 주말에 한전 사장이 호소문을 발표하자 5월 21일 조선일보는 1면에 "전력수급, 이번 주 무더위부터 비상체제"라는 기사를 시작으로 "원전 9기 스톱, 5월 무더위, 전력난 6월초 1차 고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 마치 밀양 송전탑 공사를 하지 않으면 여름은 물론이고 겨울부터 전력 수급에 차질이 있어 반드시 공사를 강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 타당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런 한전과 조선일보의 주장은 거짓에 가까운 협박에 불과합니다. 우선 공사를 당장 재개해도 2014년 1월 말이 넘어야 완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공사를 한다는 가정 하에서나 가능하지만, 결국 공사가 다 끝나도 올겨울 전력 수급과 밀양 송전탑 공사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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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월성 2호기는 2012년 11월 이미 시운전을 시작했고, 7~8개월의 시운전 이후에 곧바로 상업운전을 할 예정이다. |
또한, 오는 10월 100kW규모의 신월성 2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정부도 올해와 내년 전력예비율을 각각 7.4%16%로 전망하고 있어 밀양 송전탑 공사와 무시무시한 "블랙아웃"을 무조건 연관 짓는 일은 무리가 따릅니다.
결국, 당장 밀양 송전탑 공사를 해야 올겨울 전력난이 해소된다는 얘기는 무조건 공사를 강행하려는 한전과 정부, 언론이 만들어낸 "협박성 여론 조성"에 불과합니다.
"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은 사실 UAE 원전 패널티 때문"
정부와 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사실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맺은 원전 수출 계약 때문이라는 한전 고위 간부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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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UA원전 조감도, 우측 신고리 3호기 원자로 설치 기념 사진, 출처:한국전력 |
변준연 한전 부사장은 5월 2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고리 3호기와 연결되는 밀양 송전탑 공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UAE 원전을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모델이 됐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2015년까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페널티를 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한전은 2009년 UAE와 186억 달러에 원전 4기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UAE에 수출한 모델은 한국이 자체 개발한 가압경수로형 "APR1400" 방식인데, 이것이 바로 신고리 3호기입니다. UAE는 아직 가동되지 않은 신고리 3호기의 성능을 의심쩍어했고, 한전은 신고리 3호기를 준공해 안정적인 모델임을 입증하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결국, 신고리 3호기가 준공 시점을 넘기고도 가동되지 않으면 매달 공사비의 0.25%에 해당하는 지체보상금을 부담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기 때문에 신고리 3호기가 완벽하게 가동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밀양 송전탑 공사가 절실히 필요하게 됩니다.
한전 변준연 사장의 말대로라면 그동안 한전과 정부가 주장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전력난이었다는 말이 모두 거짓이 되는 셈입니다.
" 퇴임하고도 국민을 괴롭히는 MB의 대국민 사기극"
2009년 12월 27일 UAE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합니다. UAE 아부다비에서 한전 컨소시엄이 원자력 발전 시설 수주 최종 확정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는 이 소식은 27일, 28일 대한민국 언론을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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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27일 저녁 SBS·KBS·MBC 간판뉴스 보도 캡처 |
KBS, MBC. SBS 저녁 뉴스들은 온통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원전 수주에 막대한 공헌을 했으며, 이는 "현대건설 회장 시절 경험"의 CEO 대통령만이 해낼 수 있었던 업적이라고 모두 그를 칭송했습니다.
여기에 조중동은 더 나아가 "MB, 입술 터진 보람이 있네"라는 기사 등을 통해 마치 원전 수출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밤잠을 설치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노력했다는 드라마와 같은 스토리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원전 계약에 따른 페널티가 밝혀졌듯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전 수출 업적은 아직도 미심쩍고 다시 조사해봐야 할 필요성이 너무 많습니다.
UAE 원전 수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가격입니다. 프랑스 아레바보다 45% 히타치,GE의 30% 낮은 가격으로 원전 수출을 했다는 사실은 덤핑으로 원전을 팔았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사막에 건설하면 당연히 들어가는 건설비 증가부분(모래 방지를 위한 시설, 바닷물 염분 농도에 대한 부품,기기 개량 등)까지 생각한다면 과연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을 어떻게 운영했는지에 대한 의심마저 듭니다.
<프랑스 아레바가 핀란드에 건설 중인 유럽형 경수로의 경우 건설 기간은 3년 반, 건설비는 2배 늘어나, 국제상공회의소에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중재를 신청하기도 했었다>
1인당 국민소득 5만 불인 나라에 2만 불 수준의 대한민국이 100억불 자금지원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문제는 물론이고, "60년간의 보증기간"이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파격적인 계약조건을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UAE 원전 수주는 축하할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한전과 정부는 보증기간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주장했지만, 계약서 공개에 대해서는 수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정확한 이면계약에 대한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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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원전 수출 이명박 대통령 기자 회견 이후에 보도된 중앙,동아일보 기사 |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UAE 원전 수주 기자회견이 있던 날부터 며칠간 모든 대한민국 언론은 MB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재구성한 드라마를 마치 뉴스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1년 만에 엄청난 특혜를 내주고 따낸 덤핑 공사에 불과하다는 "이면 계약"임이 밝혀집니다.
미국 블룸버그 등 해외언론은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한국 언론은 몇 달이 지나서야 진실을 조금씩 보도했습니다. 당시 언론과 정부의 "MB업적 칭송"에 열을 올린 결과, 진실은 사라지고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남겨졌습니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무조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UAE 원전 수주 때문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연관된 부분과 단순히 업적을 홍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단순히 처리했다는 점을 본다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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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수출에 따른 이면계약을 최초로 보도한 MBC시사매거진 2580. 출처:MBC |
모두들 "가카의 업적"으로 추앙받던 일이 사실은 국민이 감내해야 할 막대한 채무로 남았다는 사실을 (한전이 지난해 이자로 낸 돈만 무려 2조3443억원이다) 그 누구도 다루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 사안을 단순히 보면 찬반의 논리에만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은 늘 양쪽의 얘기를 들어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언론을 보면 오히려 정부 홍보 전단에 불과한 모습을 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력난" 때문에 밀양 송전탑 공사를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 주위에서 말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전 수출 때문에 빚어진 일도 그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각자의 판단이겠지만, 최소한 객관적인 사실만큼은 모두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국민을 협박해서 자신들의 목적을 강행하는 것이 통하는 세상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멍청한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기는 합니다. 참고로 성인이라면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책임지는 성숙한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전임 대통령부터 몸소 실천하시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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