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이동통신으로 확산되나

> 뉴스 > 칼럼&사설

인터넷전화, 이동통신으로 확산되나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09-04-15  | 수정 2009-04-15 오전 11:49:18  | 관련기사 건

LG경제연구원 한승진 책임연구원

 

집전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전화가 이동통신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국내에서 단기간 내 대중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4G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가 집전화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7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인터넷전화가 어느새 300만 가입자를 돌파한 것이다. 반면 그동안 집전화 시장을 호령했던 구리선 기반의 PSTN(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 전화 가입자는 인터넷전화의 확산으로 가입자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한때 2천3백만 가입자를 넘던 PSTN 전화는 현재 2천1백만 가입자 수준으로 급격한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그림 1> 참조).

 

 

이렇게 인터넷전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요금 때문이다. 가령 시외전화 요금의 경우 인터넷전화가 3분당 38~39원으로 PSTN 전화의 261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심지어 인터넷전화간 통화는 타사업자 망 이용에 대한 접속료가 필요 없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PSTN전화와 달리 인터넷전화는 이미 깔려있는 인터넷망을 통해 서비스함에 따라 네트워크를 따로 구축할 필요가 없어 서비스 원가가 PSTN 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전화는 전화통화 이외에 인터넷 기반 컨텐츠를 활용한 부가서비스까지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가령 생활정보 검색이나 문자메시지 전송, 화상전화도 인터넷전화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터넷전화는 집전화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렇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인터넷전화가 이동통신에서도 제공되는 이른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최근 해외에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모바일 인터넷전화도 기존 이동전화를 대체하며 이동통신시장에서 확산될 수 있을까? 이하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이동전화시장에서의 확산 가능성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모바일 인터넷전화 등장 배경

 

먼저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도입되는 배경을 살펴보자. 무엇보다도 기술 발전이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다.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EV-DO Revision A 등 3G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서비스 전송 성능이 증대되었고, 휴대폰의 성능도 고용량의 데이터서비스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이와 더불어 신생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통해 혁신적 서비스 출시를 꾀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전화의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3가지 유형

 

그렇다면 이러한 배경 하에서 등장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최근 등장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WiFi/이동통신 통합 휴대폰으로 WiFi 지역에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다.


둘째,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를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아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다.


셋째, 이동통신사업자와 인터넷전화업체가 연계하여 인터넷전화 전용 휴대폰을 출시하는 경우다. 이 세 가지 경우에 대해서 구체적인 특징 및 사례를 알아보자(<표> 참조). 

 

 

 

WiFi/이동통신 통합 휴대폰 이용

 

첫째, WiFi/이동통신 통합 휴대폰으로 WiFi 지역에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는 프랑스텔레콤(FT)의 유무선 융합(FMC, 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인 ‘유니크(Unik)’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Unik 휴대폰에 WiFi 기반의 인터넷전화가 내장되어 있어 댁내 등 WiFi가 설치된 특정 지역에서 통화 시에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부과되고, 이 지역을 벗어날 경우는 이동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다(<그림 2> 참조).

 


영국 BT의 ‘Fusion’, 일본 NTT docomo의 ‘Home U’ 등도 유사한 서비스로, 이들 사업자들은 유무선 융합 구현 측면에서 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WiFi 기반 인터넛 전화와 이동전화 융합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서는 듀얼모드 단말 소싱이 가능해야 하고, WiFi와 이동통신망간의 핸드오프가 제공되어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될 부분이 있다.


더불어 WiFi 기반 인터넷전화와 이동통신의 번들이다 보니 각각 서비스에 할당된 번호를 하나로 통일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전화에는 070 식별번호가 할당되고, 휴대폰에는 010이 할당되어 두 번호를 하나로 통합해 줘야 이용자의 불편함이 적을 것이다.


한편 이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전화가 이동통신망이 아닌 WiFi 기반에서 구현되어, 비록 휴대폰으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기는 하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유선 인터넷전화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즉 WiFi/이동통신 통합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전화는 이동통신시장보다는 집전화 시장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다. 

 

휴대폰 내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 설치해 이용

 

둘째, 휴대폰에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아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다. 이는 이동통신사업자와 무관하게 가입자들이 인터넷전화 기능을 휴대폰에 설치하여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다.


이 경우 데이터전송을 위한 통화료는 이동통신사에 지불하고 인터넷전화 이용료는 인터넷전화업체에 따로 지불해야 한다. Fring, Nimbuzz, Truphone 등이 이러한 인터넷전화업체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는 단지 인터넷전화만을 위한 서비스라기보다는 메신저 기능,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같이 외부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설치 및 구동이 가능한 고기능 휴대폰이 필요하다.


한편 이동통신사의 경우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매출 감소 우려로 휴대폰에 다운로드를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또한 휴대폰에 없는 기능을 가입자들이 자체적으로 설치했기 때문에 통화품질 보장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휴대폰에서 자체적으로 인터넷전화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어서,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이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령 일반적으로 전화를 걸 때 휴대폰을 꺼내서 곧바로 번호를 입력하면 되지만, 이 경우에는 설치한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를 휴대폰에 실행시킨 후에 이용해야 한다.

 

인터넷전화 전용 휴대폰 이용

 

셋째, 사업자와 인터넷전화업체가 연계하여 인터넷전화 전용 휴대폰을 출시하는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 3G 사업자인 3UK의 스카이프(Skype)폰 서비스다.


스카이프폰은 ‘아이스쿳(iskoot)’이라는 모바일 인터넷전화 솔루션을 이용하여 이동통신의 음성전화망을 통해 인터넷전화를 구현하였다. 3UK의 스카이프폰을 이용할 경우 스카이프폰간 통화는 무료이고, 다른 휴대폰으로의 통화료는 음성전화 요금이 부과된다.


결국 스카이프간 무료 통화나 국제전화를 이용할 경우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 일본의 3G 신생사업자 eMobile의 경우 인터넷전화업체인 자자(Jajah)와 연계를 통해 콜백(Call back) 서비스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JCI도 NTT docomo 3G 망의 MVNO로 인터넷전화를 제공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모두 신생사업자인데, 데이터망을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라기 보다는 음성전화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데이터망을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경우 품질 보장을 위해 네트워크 성능 향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들 세 가지 경우 모두 완벽한 모바일 인터넷전화라기보다는 과도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왜냐하면 이들 서비스들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지역의 WiFi 망을 이용한다거나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더라도 데이터망이 아닌 음성전화망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기존 이동전화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이동전화 기능에 부가적으로 구현되어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유선통신시장에서 인터넷전화가 PSTN 전화를 대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의 데이터망(패킷망)을 이용하고 휴대폰의 기본 전화 기능으로 구현될 때 가능할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단기 확산은 어려울 듯

 

그렇다면 인터넷전화가 집전화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듯이 모바일 인터넷전화도 이동통신 데이터망에서 휴대폰 기본 전화로 구현되어 이동전화시장을 위협할 수 있을까?


고객 니즈, 사업자 니즈, 기술 발전, 정책 및 규제 측면을 분석해 봤을 때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확산이 단기간 내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전화 품질에 대한 고객의 요구수준이 높아 현 단계에서는 이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음성통화의 경우 어떤 서비스보다도 서비스 품질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다.


웹 접속 서비스의 경우 일부 전송 지연이 있어도 이용자들이 이를 감지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음성통화는 대표적인 송수신 양방향 서비스로 전송 지연이 있을 경우 이용자가 즉시 감지하게 된다. 

 

이러한 높은 통화품질 요구조건 때문에 유선의 경우도 수십 Mbps 급이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된 이후에야 인터넷전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재 이동통신 데이터 전송성능의 경우 수 Mbps에 그치고 있고, 특히 업링크의 경우 전송성능이 1~2Mbps에 그쳐 완벽한 양방향성 구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둘째, 이동통신사업자들도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저가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 구현에 소극적일 것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전체 매출의 80%를 음성통화에서 얻고 있는 상황으로 매출감소 위협으로 저가 인터넷전화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의 경우 주파수 자원 없이는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해 유선전화시장에 비해 신규 사업자 출현도 힘들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니즈가 없을 경우 서비스 도입이 힘들 수 있다.

 

셋째, 현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 원가 구조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도입되더라도 저가에 제공이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데이터 요금 수준에서는 인터넷전화의 요금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데이터 요금이 비싸, 모바일 인터넷전화 통화 시 발생하는 패킷을 현재의 일반적인 데이터 요금으로 과금 할 경우 기존 이동전화 요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결국 정액제 데이터 요금제가 확산되지 않으면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도입되더라도 저렴한 요금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구조이다.

 

넷째, 제도적인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전화번호 식별번호 할당 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즉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경우 이동전화 식별번호인 010과 인터넷전화 070 할당 사이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접속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의 접속료는 음성통화망 간에만 지불하고 있어 데이터망을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동전화시장에서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등장하더라도 대중적인 서비스로 확산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동통신에서는 인터넷전화가 도입되더라도 이동통신사 주도로 급격하게 확산되기 보다는 일부 특정 계층을 위한 니치시장을 형성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의 단말 지배력이 높은 측면도 이러한 결과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높일 것 이다.

 

4G 활성화가 모바일 인터넷전화 확산의 열쇠

 

그렇다면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언제쯤 확산될 수 있을까? 4G가 활성화될 경우 모바일 인터넷전화 도입을 가로막는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은 2013년 4G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등 국내의 경우 이와 유사한 시기에 4G 이동통신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보이는데, 4G가 활성화될 경우 다음과 같은 파급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첫째, 4G에서는 고속이동 중 100Mbps, 저속이동 중에는 1Gbps의 데이터 전송 성능을 제공해 현재의 초고속인터넷과 유사한 수준의 데이터 전송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이동통신 환경에서도 인터넷전화의 통화 품질 보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4G가 확산될 경우 다양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의 출현이 가능해 데이터서비스 매출 비중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가령 현재는 문자메시지가 데이터서비스의 주요 서비스지만, 4G에서는 모바일 IPTV 등 신규서비스 뿐 아니라 현재 서비스 중인 풀브라우징, 화상통화 기능의 성능 향상으로 이용자의 수요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저가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도입되더라도 매출 감소에 대한 사업자의 부담이 적어질 전망이다.

 

셋째, 4G에서는 네트워크 전송 효율 증가로 데이터서비스 원가도 하락할 것이다. 4G에서는 무선 전송 효율이 높은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 기술 등의 도입으로 주파수 당 전송 성능이 4배 이상 증가하여 이론적으로는 데이터 요금이 1/4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제 출시가 가능할 것이다.

 

결국 4G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 인터넷전화 경우에 비춰 볼 때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될 경우 향후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 트렌드에 대한 성공적 대응 여부에 따라 통신시장 참여자들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고성인터넷뉴스

ⓒ 고성인터넷뉴스 www.gsi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 비밀번호 :

칼럼&사설전체목록

내란은 처벌되고 우리 민주주의는 비약적 진전을 이룰 것이다

최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