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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09-12-09 | 수정 2009-12-09 | 관련기사 건
LG경제연구실 금융연원실
2010년 우리경제는 수요회복과 기저효과에 힘입어 상반기에는 5.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저효과가 줄어드는 2010년 하반기 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보여 2010년 국내경제 성장률은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에는 수출과 내수의 빠른 회복세가 완화되면서 경제성장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잔존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회복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의 고성장이 우리 수출에 크게 기여하겠지만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의 상승세는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증대가 소비확대에 기여하고 설비투자도 2009년 크게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부문이 민간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줄면서 내수회복의 힘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근로 축소로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 환율은 2010년 평균 달러당 1,1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에 머물 전망이다. 2010년 4%대 중 후반의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GDP 수준이 잠재GDP 수준을 밑돌아 경기과열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금융위기 때의 긴급 조치들을 거둬들이되 급격한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Ⅱ. 국내경제 전망 Ⅲ. 맺음말
Ⅰ.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2009년은 세계 및 국내경제의 역사 속에서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리먼쇼크 이후의 금융시장 혼란과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은 상당한 기간의 경기불황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각국의 금융안정화 대책과 재정확대정책에 힘입어 국내외 경제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국내경제의 입장에서 이번 경제위기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경제규모가 상당히 커졌지만 여전히 세계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혹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기의 변동에 대해 국내경제는 훨씬 더 큰 진폭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에도 국내경기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세계 경제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시장, 불안요인 잔존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융불안 해소, 위험기피현상 완화 등을 배경으로 신용경색이 풀리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유효했던 만큼 2010년 중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리먼쇼크 시기처럼 급격하게 변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들이 남아 있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이 말끔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불안요인들을 보면 우선 저금리와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낳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국제적인 저금리와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과 이머징 마켓 자산 가격의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가 바뀌거나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이 변화될 경우 국제 자본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과 달러화 환율이 요동을 칠 수 있다. 최근 불거진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이 잠재되어 있는 불안요인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동유럽을 비롯한 과다 채무 국가들의 존재 등은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하지는 않더라도 금융기관의 손실 부담을 가중시켜 자금중개기능을 지연시킬 요인들이다.
세계경제에 잠재되어 있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 조치의 회수를 우선시하면서 금리인상을 되도록 늦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은 2010년에도 현행 0.1%의 금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로 등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2010년도 후반 경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기, 리스크 상존 속에 완만한 회복
세계경제는 2009년 2분기부터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 정부의 확장적 금융 및 재정정책에 힘입어 민간 수요의 위축 현상이 멈추고 세계 교역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 추세는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민간부문의 수요가 회복되겠지만 정부수요 축소로 회복은 완만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더욱이 금융시장에 남아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간헐적으로 불거지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 위험기피 성향이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대 중반과 같이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 등 수요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개도국이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그림 1> 참조).
중국, 인도 등 거대개도국들이 상대적으로 고성장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이에 따라 아시아 공업국과 원자재 생산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조정 문제가 세계 최대 수요국인 미국의 성장을 제약하면서 선진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장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1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 내외를 기록해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과잉공급 압력이 남을 것으로 보여 공업제품 등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 기조를 보이겠지만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2> 참조).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요확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재고 등 공급능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고 원유 선물시장에서의 투기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Ⅱ. 국내경제 전망
2009년 상반기에는 수출이, 하반기에는 내수가 회복 주도
리먼쇼크 이후 급격하게 둔화되었던 국내 실물경기는 2009년 초반 이후 회복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고환율에 따른 수출회복,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2009년 2분기와 3분기에 연율 10% 이상 高성장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는 매우 빠른 수준이다. 금융위기로 대부분 국가가 심각한 침체를 겪었던 2009년 1분기 대비 3분기까지의 평균 성장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3> 참조). 인도, ASEAN 등이 대부분 빠른 회복을 기록한 반면 미국, 유럽 등은 매우 완만한 회복에 그쳤다.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했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수출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부문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경기회복의 주요 요인들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원화약세는 지난해 9월 이후 본격화된 바 있는데 이는 약 5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발생시켰다. 과거 외환위기 중에도 원화환율의 급등이 약 4개월 후에 우리나라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환율효과가 약 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 3월 이후 원화환율이 다시 강세로 돌아서고 하반기에는 환율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하여 수출의 빠른 반등 추세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하반기 중에는 정부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수를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상반기에 집중된 바 있는데 정부지출의 효과가 1~2분기의 시차를 두고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3분기까지 고성장을 지속하는 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4.6% 성장 전망
하반기 경기부양책 규모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부터는 경기의 상승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8월 이후 원화절상의 폭이 커지면서 이러한 경기회복의 속도 조절 현상은 2010년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성장세가 크게 위축되었던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말과 내년 초 전년 동기비 성장률이 6%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전기 대비 성장의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그림 4> 참조).
급격한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미루어두었던 대기수요가 발생하면서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서 성장의 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예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2010년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성장의 활력이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이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서 수요부문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졌다면 2010년은 수출과 내수의 성장활력이 낮아지면서 성장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의 경우 세계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우리나라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고성장이, 상품별로는 2009년 위축되었던 내구재와 장치산업 수요 회복이 우리에게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는 점과 원화 강세 지속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효과 등으로 수출의 전기대비 증가속도는 2009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경우에는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국민 소득의 증가가 소비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설비투자도 2009년 크게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양규모가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민간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크게 줄어들어 내수 상승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부문의 직접적인 고용 증진책 규모가 줄어들면서 고용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4.6%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잠재성장률이 4% 내외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성장률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여기에는 2009년 상반기 GDP가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기저효과가 배제된 2010년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득 개선에 따른 소비회복, 가계부채는 제약 요인
수요부문별로 보면 소비는 2010년 중 4%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0년대 위기 이전까지의 평균 소비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실질 국민소득의 개선이다(<그림 5> 참조). 2000년대 수출단가 하락으로 생산이 늘어나는 데 비해 소득이 그만큼 늘지 못하면서 실질 국민소득(GNI)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평균적으로 1%p 가량 하회하는 현상이 지속된 바 있다. 위기 이후 IT 등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잉공급 현상이 해소되고 이에 따라 그동안 지속되었던 우리나라 수출단가 하락현상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 2009년 2분기 이후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이 성장률을 상회했는데 2010년 중에도 이러한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소비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원화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부문에서 내수부문으로 소득을 분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원화강세는 소비자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함으로써 가계부문의 실질구매력을 높여줄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통한 민간소비 진작효과는 2010년 중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내구재 구입에 대한 세제지원, 공공근로를 통한 민간소득 지원 등이 소비를 회복시키는 힘으로 작용했으나 2010년에는 이러한 혜택이 줄어들 것이다. 2010년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부문이 소비에 미치는 기여도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도 향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개인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배에 달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09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으로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졌으나, 내년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 상환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의 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 부채의 85%를 차지하는 소득 3분위 이상 가구의 경우, 부채상환부담 증가로 부채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은행, “가계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2009. 9 참조). 최근 취업자 수 증가 역시 예년 대비 소폭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용시장의 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점도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이다.
설비투자의 높은 성장은 기저효과에 따른 것
2009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5%나 급감하였던 설비투자는 3분기 -8.7%로 감소 추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최근 3개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8.4%로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산업생산도 늘면서 제조업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그림 6> 참조).
기업들의 설비투자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재무구조 조정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고 2009년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체 설비투자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IT 산업 부문은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된 상황이다.
다만 설비투자가 2009년 축소된 것 이상으로 증가하는 V자형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평균적인 성장 능력은 1%p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과잉설비 문제도 아직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중에도 아직 해소되지 못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란요인들이 간헐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2010년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0% 가까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지만 이는 2009년 줄어들었던 부분을 만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GDP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에도 9% 이하로 설비투자가 부진했다고 평가되는 2000년대 평균(9.6%)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7> 참조).
산업별 설비투자의 차별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한계기업의 탈락 등으로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는 전자부품 등 부문에서는 국내기업들이 비교적 높은 투자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부문에서 LCD 차세대라인, 반도체라인 증설이 계획되어있는 등 전기전자산업의 설비투자는 2009년 대비 17.8%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동차 산업도 신차라인 증설 및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계적으로 공급능력의 과잉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선박이나 금속 등의 경우 설비투자의 위축이 2010년 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목건설 둔화, 주택건설은 소폭 회복
민간 주택건설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지출 확대로 토목건설이 건설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2010년에는 토목건설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주택건설이 소폭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건설투자 증가율은 2%대의 낮은 수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8> 참조).
주택건설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부문 주택공급 등에 힘입어 2010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 관련 규제완화로 3분기 건축건설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바 있다. 2008년 기준 서울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15만호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수주회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역시 주택건설의 상승요인이다. 최근 발표된 1, 2차 보금자리 주택 지구에는 2013년 까지 약 10만호가 공급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의 회복은 상당부분 건설경기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의한 것으로 아직까지 국내 주택건설 경기의 장기침체를 가져왔던 수급불균형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분양 주택이 정부의 대책 등으로 최근 빠르게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12만호 이상 남아 있어 민간 주택건설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토목건설은 2010년 중에도 정부의 대형 투자 사업을 중심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지만 2009년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이다.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토목건설수주는 2009년 3분기까지 전년대비 67.9% 증가하였으며, 4대강 살리기, 녹색교통망 구축, 30대 선도 프로젝트 등 대형 투자 사업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예산 측면에서 보면 2010년 토목건설이 2009년에 비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SOC예산은 2009년 중 전년대비 30% 가량 늘었지만 2010년에는 오히려 1.6%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토목건설은 공공부문이 대부분 차지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정부예산제약으로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기업의 SOC 투자 역시 2010년 예산 중 일부를 2009년 하반기에 조기 집행한 바 있어 2010년 예산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예산 제약에 비추어 볼 때 계획대로 토목건설투자가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강세로 세계시장 점유율 둔화 예상
지난해 말 급격히 축소되었던 수출은 2009년 들어 빠른 반등 추세를 보이면서 2009년 11월 현재 전년 대비 플러스 증가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1월에 수출이 급락했던 데 따른 것으로 아직 우리 수출이 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한 11월의 수출액 규모는 약 320억 달러 규모로 2008년의 월평균 수출액인 35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원화환율 급등에 따른 이점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의 침체 폭이 아직은 크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우리 수출의 회복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 중 9%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중국의 경기진작책으로 내수용 전자제품 및 부품,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쓰이는 중간재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수출상품 제조에 쓰이는 중간재와 자본재에 대한 대중 수출 또한 회복될 전망이다.
수출단가의 회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이에 연동되어 있는 석유화학, 정제 제품군 등의 단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 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문도 2009년 한계기업들의 생산조정 등으로 공급능력이 줄어들어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가격의 강세가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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