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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늘 기자 | 입력 2023-05-21 오후 06:14:07 | 수정 2023-05-22 오전 10:18:31 | 관련기사 건
-‘읽는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강연
지난 5월 20일(토) 오후 2시, 박준 시인 초청강연이 열렸다.
고성도서관이 주관하는 2023 인문학 프로그램 두 번째 시간으로 박준 시인의 산문 제목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인용한 ‘읽는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만’이라는 주제로 눈길을 끌었다.
-읽는다고 달라지는 일은 그래도 있다
박준 시인은 고성도서관에서 특강 주제로 정한 ‘읽는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라는 주제가 인상 깊다고 말하면서 ‘읽으면 달라지는 일’에 설명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현실이 아닌 이야기가 내 현실로 들어와 공감하게 되고 공감과 동시에 얻는 쾌감, 이른바 카타르시스를 느껴 감정이 빨리 휘발되면서 비현실에서 현실로 금방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예술과 문학이 가진 힘이라고 말했다.
또 예술은 작가가 의도한 바와 관계없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이 자신이 겪은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써 문학과 예술은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변하게 한다면서 ‘푼크툼’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시 읽는 법에도 쉬운 설명을 곁들였다. 요즘 시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우리가 시를 배울 때 의무 교육 과정에서 이성과 논리로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의 함축된 맥락을 알아듣고 말귀를 트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를 이성과 논리로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시를 해석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험지 앞에서만 할 일이라며 분석하듯 접근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를 읽기 위해서는 분석하기를 그만두고 감상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성이 없지만 마음을 예술로 표현하는 일은 필요하다
박준 시인은 “예술은 개인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여전히 어렵고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 또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 삶에 필요하다.” 하고 말했다.
계속해서 박준 시인은 ‘공부가 목적이 아닌 독서, 즐거움을 위한 독서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효율성이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글을 잘 쓰는 법은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못 쓰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면서 ‘꾸미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고, ‘시를 많이 쓰는 것도 좋지만 정말 아름다운 시들은 평소에 나누는 대화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렇듯 친근하고 쉬운 설명과 시와 문학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해설은 청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성도서관 관계자는 ‘평소 좋아하던 시인을 초청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좋은 행사와 강연을 많이 기획하겠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하늘 기자 okarina0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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