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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4-09-05 오전 03:47:05 | 수정 2014-09-05 오전 03:47:05 | 관련기사 4건
현재 고성읍 서외리에 있는 농업기술센터를 웬만한 군민들이면 알고 있을 터다. 20여 년 전 과는 달리 콘크리트 담장도 없는데다 마치 도심 속 쉼터처럼 자그마한 정자도 있고 운치 있는 바위와 나무들을 심어 놔 지나는 이들의 시야를 편안하게 해준다.
농업자치대학이 있는 왼쪽 건물은 지은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 센터 뒤로 들어가 보면 제법 널따란 공간에 몇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도도 높아 보인다.
전체 면적이 7,433㎡(2천2백 평)나 되니 도심 속에 이런 반듯한 넓이의 땅이 있다면 누구라도 탐을 낼만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또 고성군에서는 이걸 매각한단다. 고성군청 재무과에서 제시한 처분계획서에 따르면 ‘대체재산 조성비 활용’ 명목이 매각 이유인데, 구 보건소 부지 사들이는데 10억 원 정도 지출하고 나머지는 160억 원 정도 되는 고성군 부채를 갚는데 쓰겠단다. 한 마디로 땅 조금 사고, 빚 조금 갚고 날려버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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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재무과가 제시한 처분계획서에는 해당부지에 대해 개별공시지가로 16억2천4백 만 원으로 공시하고 있어, 매각해 받을 수 있는 액수를 30억에서 40억 원 사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돈으로 땅 사고 나면 20여 억 원 정도 남는 모양인데, 이걸로 군 부채를 다 갚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알짜 같은 군 재산 그냥 날려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니, 아쉬움이 아니라 속이 터져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2천 2백 평 되는 현재의 고성군농업기술센터 땅을 35억 원 정도 받고 팔아버린다면 100억 원을 준다 해도 다시는 그런 땅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지난 번 말썽이 됐던 구 읍청사 문제도 아직 속 시원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농업기술센터 이전과 함께 그 처리문제를 두고 또 한 번 실랑이를 벌여야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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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일) 고성군의회 의원 월례회에서 초선 의원인 김상준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농업기술센터를 매각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고. 김상준 의원은 ‘문화나 복지센터 등을 한 곳에 모으는 현 실정에 걸 맞는 효과적 활용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재고 할 것을 주문했다.
공점식 의원은 ‘대체 매각 발상이 누구한테서 나왔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급기야 최을석 의장도 ‘농업기술센터 매각에 대해서는 많은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니 전면재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방망이를 치고 결의 한 것일지라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이란 것은 쓰다 잘못된 곳이 있으면 뜯어고치는 거다. 그러면서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매각결정을 적법하게 했더라도 다시 방망이를 치면 된다. 하물며 아직 매각절차에 들어가거나 처분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면 마땅히 재고하고 시민들로부터 더 많은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라. 법으로 만든 해양경찰도 아니다 싶으니 해체하지 않는가. 군대도 아니다 싶으면 해체한다고 하지 않는가. 일부의 의견만으로 매각하자고 했는데, 아니다 싶으면 또 몇 번이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가장 좋은 방법으로 활용방안을 마련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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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월4일) 의회 월례회에 제출된 자료에는 흑백 사진으로 나와 있어 아쉬웠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본 농업기술센터 부지는 참으로 좋은 자리에 앉은 땅이었다. 사방으로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또 아파트는 자꾸 더 들어서는 추세에 있다. 생각 같아서는 2천2백 평 부지를 확 밀어서 잔디만 심어놓아도 절로 땅값이 치솟고 주변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기월리로 동외리로 성내리로 송학리로.....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복지 관련 시설들을 바로 이곳에다 단지(complex)로 묶어 시민들에게 한층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전국에서도 귀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바라건대 이런 문제라면 공론화 했으면 좋겠다. 여러 의견이 나와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비효율적일수도 있겠지만, 뭐 달라 민주사회라고 하나. 이러면서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민주사회 아니겠나. 지금 당장 30억 원이 없어 고성군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지금처럼 그대로 두고 농업기술센터를 지나치며 얼핏 보아도 도심 속 공원 같아서 마음조차 차분해지는데, 누군가 사들여서 정자 부수고 나무 다 걷어내고 건물 꽉꽉 채워나가면 참 어지간히 보기 좋겠다.
농업기술센터 매각하지 말고 시민들 의견 다양하게 한번 들어보자. 이거 10월 중으로 처분계획 세워 11월에 팔아버린다는데 모두 좋은 방안을 생각했다가 적극 의사 개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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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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