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특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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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교육감 특별 인터뷰

합동취재반  | 입력 2015-04-09 오후 07:43:21  | 수정 2015-04-09 오후 07:43:21  | 관련기사 12건

- 급식 , 경제논리 아닌 교육논리로 봐야

- 학부모 혼란 · 불신 막기 위해 교육계 결속부터 다진다

- 국가와 지자체가 급식비 지원하도록 학교급식법 개정

- 서민자녀교육지원 , 무상급식비 아닌 다른 예산으로 하라

 

경남도가 선별급식 정책으로 전환을 선언하며 무상급식이 위기를 맞고 있다 . 경남을 제외하고 전국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맞이하며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 일부는 항의의 뜻으로 일시적 수업거부를 선언하는가 하면 ,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아예 솥을 걸어 밥을 해주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 급식비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 경남도의 무상급식 폐지로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

 

홍준표 경남지사와 부딪히며 무상급식 필요성을 역설해온 박종훈 경남교육감으로선 난감할 일이다 . 경남도를 향한 불만의 표출이 교육행정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 나아가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계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내뱉고 있다 . 무상급식을 되찾기 위해 학부모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음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경남도의 서민교육지원사업 신청을 독려하고 , 학부모의 무상급식 되찾기 운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이 같은 상황은 무상급식이 중단된 4 월에 접어들면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 이에 4 6 일 박 교육감을 만나 교육현장의 현재 상황과 향후 대응책 등에 관해 물었다 . 그는 참담한 심정을 밝히면서도 학부모들의 혼란과 불만을 줄이기 위해 교육계 내부 결속부터 다지겠노라 다짐했다 . 또 학교급식법을 개정해야만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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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월부터 경남의 무상급식이 사실상 중단된다 . 심정은 ?

= 마음이 착잡하다 . 교육감으로서 안타까움 , 참담함 , 분노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 솥단지를 걸어놓고 학부모들이 직접 점심을 해주는 학교를 방문했다 . 학부모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또 아이들의 급식을 지키려는 학부모들의 노력을 보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큰 동력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됐다 .

 

학부모들 항의도 잇따랐다던데 ?

= 등교 거부라는 극단적 행동을 취하는 분들도 계셨고 , 일부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하기에 급식비를 내지 않겠다는 분도 계셨다 . 마음은 이해가 된다 . 물론 홍 지사와 경남도에 대한 항의이겠으나 결국 학교와 교육의 문제로 돌아오니 안타깝다 . 도시락을 싸는 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 . 이런 일이 확산되면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얼마 안가 급식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 또 다른 피해를 낳게 될까 걱정스럽다 .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계를 질타하기도 했다 .

= 무상급식 되찾기 운동을 방해하거나 서민자녀교육지원 신청을 독려하는 일로 말썽을 빚은 학교가 있었다 . 학부모들이 왜 , 어떤 심정으로 어려운 시간을 쪼개어 행동하고 있는지 헤아릴 수 있을 텐데 , 그런 일이 있어 안타깝다 . 그래서 급히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교육감 방침과 다른 목소리가 나가지 않도록 당부했다 . 그렇지 않으면 인사조치 할 수밖에 없다 . 모든 학교장들에게도 전달할 생각이다 .

 

무상급식보단 의무급식이란 표현이 낫다는 주장도 있는데 ...

= 의무급식이란 말은 4 년 전 선거에서 내가 처음 썼다 . 당시엔 무상급식이 일반화 되어 있어 묻히고 말았다 . 향후 급식법 개정 과정에 바로잡히길 기대한다 .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급식비 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인지 ?

= 돈 내고 먹는 아이 , 공짜로 먹는 아이로 구분되면 , 결국 서로 다 알게 된다 . 그러면 지원받는 아이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 그래서 비교육적이라 줄곧 주장하는 것이다 . 돈 내고 먹는 아이들도 두 부류로 나뉜다 . 넉넉한 집 아이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것이고 , 어렵게 급식비를 내고 먹는 아이들은 반감을 가질 수 있다 . 함께 정을 나누고 지내는 아이들의 온전했던 삶이 깨지고 말 것이다 .

 

무상급식을 할 예산이 부족하다는 게 홍 지사와 경남도의 기본 입장이다 . 어찌 생각하나 ?

= 예산이 없다면서 , 급식비를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으로 둔갑시켰다 . 돈 때문이라 했다가 , 무상 포퓰리즘으로 , 종북 몰이로 나아가고 있다 . 이제 도민들께서 무상급식을 중단한 진짜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라 다른 데 있음을 알고 있다 . 참고로 누리과정사업은 3~5 세 아동들이 혜택을 보는 사업이다 . 거기엔 급식비도 포함돼 있다 . 이들은 의무교육 대상도 아닌데 무상급식이 이뤄지는 셈이다 . 정작 의무교육대상은 왜 무상급식 , 즉 의무급식을 하면 안 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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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으로 되돌리기 위해 교육청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가 ?

= 당장은 재원이 없다 . 그러나 학부모 , 시민사회가 저렇게 노력하고 있고 , 정치권에서도 나서고 있으니 뭔가 해결책이 생길 것이다 .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의무급식으로 바꿔야 한다 . 당장은 경남도의회가 조정안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

 

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며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 관련 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걸로 아는데 ...

= 이 사업이 , 무상급식비를 돌려서 급조한 사업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 . 다른 예산으로 따로 만든 사업이라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 그래서 조례 제정에 반대한다 . 시장 · 군수님들에게 간청하고 읍소하고 있다 .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한 걸로 안다 . 법이 어떻게 고쳐져야 하나 ?

= 법조문에 , 지원에 관한 책무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 ‘ 학생의 보호자가 급식비를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할 수 있다 고 되어 있다 . ‘ 지원할 수 있다 는 조문을 , ‘ 지원해야 한다 로 개정하면 문제 발생의 소지가 줄어든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 먼저 불행한 사태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교육감으로서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 지난 1 일부터 유상으로 전환된 이후 학부모와 도민들의 불만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 무상급식은 지난 8 년 간 잘 이루어져 오던 것인데 , 그것을 경남도가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 이것을 반드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준열한 비판이 있어야 한다 . 급식을 경제 논리에서 보지 말고 , 교육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면 해결의 방향은 뚜렷해질 것이다 . 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

 

이 취재는 경남의 여러 지역언론사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




합동취재반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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