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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09-11-01 오후 9:53:40 | 수정 2009-11-01 오후 9:53:40 | 관련기사 건
독자로부터 온 편지입니다.
마동호의 자연이 주는 풍요를 아끼고 사랑하는 독자로부터 온 편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독자는 먼저 전화로, ‘이정교 일대에 자리를 잡은 수많은 낚시꾼으로 인해 먹이를 빼앗긴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옮겨 그 모습들을 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고성군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선 이정교 일대는 철새들에게 풍부한 먹이인 물고기 등이 많아 해마다 여러 종의 철새들이 찾아와 보금자리를 삼았는데, 최근 하수처리장이 들어서면서 그 일대를 공원처럼 꾸며놓자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와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낚아가 먹이를 잃은 철새들이 자리를 옮겨가 보이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낚시꾼들은 공원같이 단장된 하수처리장 주변시설에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하는가 하면 잡은 고기들을 실어 나르는 물차까지 동원한다니 그 상황을 지레 짐작할 만합니다.
물론 우리가 아는바와 같이 고성사람들은 거기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군요. 아무튼 그렇게 그곳에서 잡힌 고기들은 물차를 타고 이송돼 ‘아주 깨끗한 곳에서 잡힌 훌륭한 고기’라고 팔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독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저렇게 들끓는 낚시꾼들을 제재할 방법은 없겠는가’라고 물어온 것입니다.
고성군 행정에서는 ‘투망을 던져 잡는 행위나 전기 배터리로 포획하는 행위, 폭약을 터트려 잡는 행위 등을 제외한 낚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완곡한 답변을 합니다.
아무튼 아름다운 시를 보낸 독자님의 마음이 무지막지한 낚시꾼들에게 다가가 철새들의 삶터를 빼앗는 행위가 잦아들기를 바랍니다.
아래는 독자님이 보내주신 사진과 마동호를 사랑하는 시 全文입니다.
추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알고 계시지요?
보기만 해도 배부른 황금빛 논에서 나락을 거두고 있습니다.
오리 떼가 날아들고 있습니다.
살진 밑동 즐비한 논바닥에 내려앉아
농부님들 떨어뜨리고 간 이삭을 주워 올리며
길고긴 여정 끝낸 피로를 풀고 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 무사히 날아온 안도감을
서로서로의 그림자로 확인하며
은빛갈대 흔들리는 호수에도
그네들은 찾아온답니다.
유유한 날개 짓
파아란 하늘이 미끄러지고
파아란 하늘이 갈라지고
곧
파아란 하늘 속으로 잠깁니다.
물빛인지 하늘빛인지 모를 그 호수 속에서
마른 먼지를 씻어내고
자맥질을 하고
그 속에선 모두 하나가 됩니다.
목화빛깔 기다란 목을 가진 새도
금빛 갈대 잎도
거뭇거뭇 날갯죽지 시원한 새도
얼키설키 찔레 덤불도
재잘재잘 요란스런 참새 떼도
사금파리처럼 깨어져 빛나는 햇살도
그러나 단 하나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 한 장 있습니다.
예닐곱 개 낚싯대를 드리운 그들이지요.
군데군데 진을 벌이고
알록알록 찌를 동동 띄우고
번쩍번쩍 찬란한 낚싯대를 휘-휘 감아 치고
물車까지 따라와
그들이 낚아 올린 붕어를 사간다는 말도 있더군요.
소문의 참거짓을 떠나
새들은 그들이 두렵습니다.
그들의 자리는 나날이 넓어지고
새들의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고
그들이 재미삼아 낚아 올린 붕어만큼
새들은 주리며 겨울을 날겁니다.
법이 어찌되어 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지금!
새들의 자리를 돌려주십시오.
평화롭고 포근한 둥지를 돌려주십시오.
해마다 찾아드는 철새들의 수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에게
이 아름다운 자연을 오래도록 볼 수 있게
지켜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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