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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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14-07-16 오전 10:14:17  | 수정 2014-07-16 오전 10:14:17  | 관련기사 7건

이기철(인문학서재 몽돌 관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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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철 인문학서재 동돌 관장, 시인

지난 429일 도서 정가제 규정이 포함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개정안이 제324회 국회 임시회의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그리고 이 법안은 지난 520일 정식으로 공포됐다.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가 되는 오는 1120일부터 새로운 도서 정가제가 시행된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극심했던 과당 할인 판매 경쟁이나 문학서를 실용서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등의 얌체 상혼의 상당 부분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걱정거리가 완전 소멸된 것은 아니다. 개정법 시행일 직전까지 마지막 세일 운운하며 광풍 할인 마케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개정법의 의미는 완전 도서 정가제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출판계와 서점계는 할인 또는 유사 할인을 자제하고 가격 경쟁을 넘어 콘텐츠 확보와 출판 시장 확대, 마케팅 선진화의 기틀을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이는 아직 완전한 도서 정가제가 아니라 완전으로 가는 길목에 불과하다.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인 셈이다.

 

개정안 원안은 정가의 10% 범위 내에서 모든 할인을 묶는다는 것이었지만 이는 온라인 서점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로 출판계, 유통업계, 소비자 단체 등이 지난 2도서정가제 확대 개정 법안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총 할인율을 15%로 상향 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하튼 개정법 시행이 동네 서점을 비롯한 출판시장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오프라인 서점의 활성화가 회복될 수 있으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중소 서점들이 공동 주문이나 물류협동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 경영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서점협회가 벌인 전국적인 북 센스 프로모션 같은 협동화 사업은 참조할만하다. 그리고 지역서점과 중소서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특단의 정책 지원과 매력적인 서점을 만들고자하는 각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지역의 도서관들은 지역 서점 구매 의무화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책 판매를 둘러싼 꼼수 이야기 하나.

 

도서 구매를 위한 공개입찰 현장에 실제 서점도 하지 않고 있고 이 분야와 전혀 무관한 인테리어 업자 등이 식구 수대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도서 구매 공동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야말로 도서 출판업계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외에도 고물상이나 주유소업자들까지 납품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혼탁도를 더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부류의 비도덕적인 몰염치한 업자들에게 서점 출판업계가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앞서 말한 도서 정가제 확대 개정 법안을 위한 협약서에 명시되어 있듯이 지금부터 출판계는 도서정가제 정착을 위해 합의한 내용이 국민 독서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소비자단체와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를 통한 합리적 도서 정가 정책과 재 가격 산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양서 발간 및 출판 유통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또 유통업계는 도서 정가제 준수를 통한 건전한 출판 유통의 균형 발전을 통해 소비자의 도서 접근성과 후생 강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한다. 어려운 일들이 아니다.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걷어차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상생은 멀지 않다. 욕심을 버리고 서로 손잡으면 출판시장의 활성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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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인문학 서재 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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