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 무얼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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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사진, 무얼 말하는가!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5-09-24 오후 03:48:19  | 수정 2015-09-24 오후 03:48:19  | 관련기사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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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이는 이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필자는 이 한 장의 사진에서 이 시대 사회주도 세력들의 저급한 보여주기 문화와 형식문화를 감히 떠올렸다. 필자의 이런 견해가 침소봉대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주객마저 전도된 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보여주기와 형식에 급급하다는 필자의 생각을 조금도 뒤로 물릴 수 없다.

 

이 사진은 지난 919일 고성문화원에서 고성군 관내 5개 초등학교에서 6개 팀을 꾸려 학생들을 상대로 고성사투리 대회를 개최하고 6개 팀 전원에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 명색이 고성군에서는 제1회 고성사투리 대회가 열린 셈이다.

 

문화원에서는 이번 대회 취지를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고성사투리를 되살리고 사용해 고성인의 정체성확립과 향토정신을 복원하기 위해이번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취지에서 밝히는 것처럼 고성사투리가 사라져가고 잊혀져가고 있다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고성사람들이 시나브로 표준어나 다른 지방 말을 쓰면서까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고성지역 사투리 외 어떤 다른 말을 쓴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설령 고성사투리가 사라져가고 잊혀가고 있다면 아이들로부터 재연시키고 살려내게 할 것이 아니라 사투리 원형을 잘 알고 있는 어른들이 먼저 나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취지에서 말하는 향토정신은 또 어떤 것이며, 그 향토정신이 훼손되고 변질돼 원래대로 회복한다니 도무지 알 수 없다.

 

아무튼 여태껏 시도되지 않았던 사투리대회는 매력 있어 보이고 필요해 보이는 대회다. 그런데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치러졌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사투리대회답게 다양한 어투들과 아이들의 재연하는 모습들이 영상이나 음성으로 남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행사를 마치고 촬영한 사진을 보고 필자는 참으로 놀랐다. 주객이 전도 돼 있었다. 대회에 출전한 아이들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몇날 며칠을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게 애써 상을 받게 된 아이들이 마땅히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그런데 왜 이 사진에서는 주인공들이 뒤로 밀려나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앞줄에 선 당신들은 무엇 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떡하니 의자까지 놓고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는가!

 

, 이렇게 찍은 사진을 언론사에다 배부를 하고 우리 이런 행사를 했오하고 알려주기를 바라는가. 사투리 재연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아이들의 무대 위 진지한 모습을 담아 신문사에 보내는 것이 어른다운 처사이기 이전에 제대로 된 처사 아닌가. 대체 이거 왜 답지 않은 사진을 찍어 보내는가? 이러니 생색내기와 보여주기에 급급한 행사 소리를 들어 마땅하지 않은가 말이다. 수많은 대회관련 사진들을 떠올려보라. 상을 받은 주인공들이 앞에, 또는 가운데 서고 나머지 주최 주관한 사람들이 옆에서 또는 뒤에서 축하하질 않나. 이 사진 앞줄의 당신들은 대체 뭔가!

 

지금까지 이런 경우의 기념촬영 사진이 더러 있어도 무심코 넘어들 가고 했지만 문화원에서 주관한 행사이기에 그저 넘어갈 수 없다.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모든 문화 활동이 도덕적이고 어진 정신문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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