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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7-03-30 | 수정 2007-03-30 오후 5:36:29 | 관련기사 건
“항만”이라는 것은 국어사전에는 바닷가가 굽어 들어가서 선박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고, 화물 및 사람이 배로부터 육지에 오르내리기에 편리한 곳. 또는 그렇게 만든 해역을 의미한다고 하고, “항구”는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도록 바닷가에 부두 따위를 설비한 곳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항만이든 항구든 예로부터 선박이나 배가 육지에 안전하게 댈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 항만은 이런 1차적인 기능 외에도 인간이 바다라는 자연을 접하여 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항만이 단순히 배의 정박지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인간 삶의 종합적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항만에 단순히 배를 위한 부두시설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시설, 쇼핑 및 식당 시설 그리고 수변공원까지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우리 일행이 시찰하고 돌아온 요코하마, 시모노세키, 후쿠오카 항 모두 새롭게 항만을 정비하면서 선박의 정박 내지 출입이라는 전통적 항만시설 외에 위에서 언급한 여러 기능이 가능하도록 의도적으로 항만을 재개발하고 있었다.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항구도시인데, 미나토 미라이 21(미래 항구 21)이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었다.
즉 신항을 대규모로 개발하면서, 21세기 항만이 가져야만 될 새로운 기능에 대하여 고민하고 이에 대한 답으로서, 국제컨벤션센터 유치, 위락시설 유치, 대규모 비즈니스 단지 조성뿐만 아니라 기존 항만이 가졌던 역사적 시설물들을 이용한 공원 및 해양공원을 조성하였다.
미나토 미라이 지구 전경이다. 왼쪽 가장 높은 빌딩이 랜드마크타워이고 오른쪽 돛단배 모양이 호텔인데 옆에는 국제회의장이 붙어 있다. 그 사이로 퀸스 스퀘어라는 대규모 쇼핑 단지가 있다. 그 호텔 앞 쪽은 옛부터 이 항만의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이 있었는데(사진의 빨간 건물), 이를 헐지 않고 쇼핑몰로 바꿔 주위를 공원화하였다.
이 미나토 미라이 21에는 19세기 내지 20세기의 산업유산들을 헐지 않고 그래도 남겨 놓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관광레저 시설로 탈바꿈시켜 공원화하였다.
미쯔비스 중공업의 조선소 도크를 그대로 살려 오픈 된 지하 광장을 만들었는가 하면 옛 철길을 그래도 살려 놓고 사람 전용의 보도로 만들어 놓았으며, 앞에 언급한 대로 창고를 쇼핑몰로 개조하여 공원으로 만들었다. 그리로 바닷가 주위에는 친수시설을 만들어 사람들이 걷어서 바닷가를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시모노세키는 부관페리호가 부산과 이곳을 매일 운항하는 도시이다. 이 도시도 신항만을 개발하면서 구항을 새로운 관광레저 시설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다.
구항만을 돌아가면서 나무 데크를 설치하여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거나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끝에는 수족관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수변공간 바로 옆에는 쇼핑몰을 설치하여 식사와 쇼핑을 겸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주차장을 설치했는데, 대형할인마트시설의 주차장 같은 주차 빌딩이 특징적이었다. 전통적인 배의 정박 기능은 건너편 모지항을 20분마다 다니는 조그만 유람선 외에는 모두 없애버렸다.
후쿠오카는 규슈의 중심도시로서 역시 부산과 오가는 배가 다니는 항구도시이다. 이 도시는 시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이라는 곳을 조성하였는데, 이곳은 아예 새롭게 매립한 신도시로서 인공적으로 모래사장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전통적인 하카타항 역시 21세기 맞게 새롭게 조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여기도 시모노세키와 비슷하게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수변산책로와 쇼핑센타를 만들어 놓았다.
이번 시찰을 통하여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자동차도로를 해안가에 바로 붙여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른바 해안도로라는 것을 만들면서 바닷가의 선박 접안시설을 제외하고는 바닷가에 바로 자동차도로가 접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바다를 접하기 위해서는 이 자동차도로를 건너야하고, 바닷가를 따라 걷는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래서는 안된다. 항만이 단순히 배가 정박하는 곳이 아니라 인간이 바다와 소통하기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선박접안기능을 제외하고서는 사람이 걷거나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먼저 만든 다음, 도로를 개설해 주어야 한다.
즉 최소한의 사람을 위한 보행자도로나 공원을 조성한 다음 자동차를 위한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이런 개념으로 항만을 조성하기 시작하였고 통영에도 이런 시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였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정말 우리나라가 선진 항만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생각을 철처히 관철시켜 항만을 개발하고 또 항만을 리모델링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도시재개발과 관련하여 기존의 것을 그냥 허물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전하되 창조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나토 미라이 21에 있는 조선소 도크를 보존하되 이를 도크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의 열린 광장으로 만들어 낸 것이나 철도길을 그대로 보존하되 이제 철도가 아니라 사람이 보행할 수 있는 길로 만들어 내는 것 들이다.
우리나라와 우리 고장에도 이와 같이 “창조적 보존”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찾아내고 보존하며 창조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항만이 전통적인 선박의 접안 및 출입 기능을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1류 항만으로 거듭날 수 없다. 이제 여기에 더하여 인간이 바다와 접하여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들이 일본의 항만을 시찰하면서 재발견한 항만의 의미이다.
<김명주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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