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읍사무소, 기어이 보건지소로 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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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읍사무소, 기어이 보건지소로 쓴단다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4-11-07 오후 02:12:34  | 수정 2014-11-07 오후 02:12:34  | 관련기사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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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식 발행인

읍내 중심지에 근사한 군민 휴식공간이 생길 줄 알았는데, 아주 무기력한 모습의 고성군 의회가 보건지소로 쓰도록 승인해줬다. 혹시나 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의회 의원 중 누구하나 꼭 보건지소를 거기다 둬야하는가라고 한 마디 형식적으로라도 묻는 이 없이, 행정도 의회도 옮기는 것이 마땅한 것인 양 84천만 원의 개보수 비용까지도 승인 해주기로 했다.

 

아무리 수긍하려고 해도 고성군 행정과 의회가 지금 벌이고 있는 일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아닌가. 고성군 보건소가 지금의 장소로 옮겨 간지 10년이 지났다. 10년 동안 보건소가 멀어서 응급환자가 사망했다거나 보건소가 멀어서 치료를 못 받아 고통 받는 특별한 일들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읍내 몇 몇 어른들이 보건소 멀어서 불편하다고 하소연 하자 시민공간으로 되 돌려주려던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보건지소로 만들어준다는 것 아닌가.

 

왕영권 보건소장의 입을 통해 나오는 소리에 귀를 의심했다.

 

보건소장은 기존 보건소에 있던 한방진료소와 물리치료실은 전체를 철수해 보건지소로 이동하게 되고, 보건소 전체인원 중 30%에 해당하는 인원도 보건지소로 옮겨 오게 된단다. 이게 무슨 낭비란 말인가.

 

구 읍청사의 경우 지은 지 30년이 된 건물인데 84천만 원 들여 개보수해도 또 말썽 일으킬 것 아니냐고 황보길 의원이 물으니 보건소장은 콘크리트 건물은 100년 가도 끄떡없으니 개보수하면 된다고 말을 한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주변 병의원들이 보건지소로 환자를 뺏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우수의료진이 빠져나가거나 병의원을 철수하게 되면 고성군민들이 또 피해보는 것 아니냐는 박용삼 의원의 질문에 보건소장은 주변병원이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건소와의 협력사업 확대로 보건지소 이전에 따른 피해를 간접보상해주면 병원의 재정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19천만 원의 병원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게 간접보상이란다.

 

보건소장이 말이라도 객관적으로 해주면 좋으련만 간접보상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를 써가면서 보건지소 이전을 당연시하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그 심정은 잘 모르겠지만 보건 분야 일이 많아지고 복잡해지면 보건소의 외형은 물론 그 힘도 자연스럽게 커지겠지만 보건소장 쯤 되는 직책이면 어떤 사람이 인사권자가 되더라도 두려울 바 뭐가 있을까? 지난 번 보건소장은 의회 월례회 때, 분명히 굳이 보건지소를 따로 둘 필요없다고 말했다. 10년 세월이 지나보니 보건지소 따로 둘 필요성이 없더란 말이었다.

 

대체 구읍청사를 보건지소로 쓰면 누가 편하고 좋다는 말인가. 누가 말 좀 해보라!

그나마 시민들이 급할 때 멀리 인근도시로 가지 않고 주위 병의원을 찾던 그 병의원들마저 위기에 빠트릴 보건지소를 거기다 둔단 말인가. 누구 좋으라고! 대체 누구 편하라고! 병의원이 위기에 처하면 약국들은? 고성군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 할 수도 있다. 이래놓고 명품 보육 교육? 행복해지고 비상한다고? 허허~, 지나가는 소가 웃겠다.

 

의원들도 이런 굵직하고 예민한 문제들, 구읍청사 문제, 구 농업기술센터 부지 활용문제, 녹지공원과와 환경과 사무실 이전문제, 삼호지구 조선특구 문제, 무엇보다 곧 실시하게 될 올해 행정사무감사 등 산적한 일들을 두고  대만과 싱가포르로 선진지 견학을 다니다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글쎄 해마다 선진지 견학을 그렇게 다니면서 왜 이런 문제에서는 자꾸 후퇴를 하는가 말이다. 그저 팔아치울 생각, 그저 표계산.

 

생각 같아서는 농산물검사소 있던 자리도 콘크리트 다 걷어내고 잔디만 심어놓았더라면 지금 쯤 더 훌륭한 용처가 생겼을 거라는 생각이다. 자동차 열댓 대 주차시키겠다고 그 좋은 땅을 그렇게 허비하나? 옛날 군수 관사도 마찬가지다. 몇 억 원 그거 받아서 고성군 살림살이 많이 나아졌나?

 

자치단체도 작은 정부다. 국부유출을 우려하는 말들을 우리 가끔 듣지 않는가. 제주특별자치도의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 땅이 자꾸 중국인들에게 넘어가자 그걸 중단시켰더니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6일 저녁 JTBC뉴스가 보도하는 걸 봤다. 고성이라는 작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부유출 시키지 말자. 지금 군수 관사하던 자리 도로 살려고 한다면 과연 얼마를 줘야 되팔까?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없으면 좋겠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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