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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이 고성소방서장 | 입력 2015-11-26 오전 10:20:07 | 수정 2015-11-26 오전 10:20:07 | 관련기사 19건
장택이 / 고성소방서 소방서장
어려서부터 우리는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와 같은 화재예방 표어를 외우면서 마치 습관처럼 화재예방을 실천해 오고, 소방공무원들은 적절한 화재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화재는 여전히 우리 주변을 맴돌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대우조선해양 화재를 비롯해 울산,거제 등의 조선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조선해양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고성지역에서는 선박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국민안전처 출범 1주년을 맞아 세월호 참사를 다시 떠올려 보며 선박 인명구조의 실패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해 숙연한 애도를 표하고, 다시는 그날의 충격과 슬픔 그리고 미안함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거듭 손을 움켜쥐며 다짐을 하게 된다.
선박화재는 일반적인 화재와는 달리 복잡한 선박내부 구조로 인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또한 선박의 특성상 선박방화구조와 소방설비에 관한 기준은 해양수산부 고시로 정하고 있는 반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의 경우 국민안전처에서 담당하고 있어 건조중인 선박에 대해 소방행정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한 선박에 대한 화재진압은 소방관서가 담당해야 함은 분명하며, 이에 따라 소방관서에서는 유관기관 간담회, 특별안전점검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대우조선 화재와 관련해서는 4단계의 특별조치를 추진해 선박화재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의 노력만으로 모든 화재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선박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박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인 조선업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먼저, 화재발생의 조기 감지와 신속한 대피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선박화재는 용접·용단 작업 시 발생하는 용접 슬러거(용접불똥)에 의해 발생한다. 물론 조선소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대비로 함석받이와 라스탄 설치 완료 후 작업을 실시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지만, 선박 구조의 특성상 화재 발생 사실을 육안에 의존해야하고 급격한 연소와 다량의 연기로 인해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따라서 법정설비 뿐 아니라 자진 설비를 확충하고 최소가 아닌 최대의 피난기구(및 피난통로)를 확보해 인명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소방서와 조선소, 그리고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화재의 규모와 관련 없이 119와 사내 자체소방대를 동시 출동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 등을 수정해 화재의 초기부터 소방기관의 총력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관련 법령 개정 등에 소방관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해양수산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방서에서는 효율적인 진압활동이 가능하도록 평소 주기적인 도상훈련과 긴급구조통제단 가동훈련을 통해 적절한 진압작전을 수립하고, 조선소 내 화기책임자는 화재의 원인이 될 만한 물질 등은 미리 제거하고 화재발생 시 각종 장치를 활용해 근로자를 신속히 대피시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우조선화재의 경우에도 화기책임자인 장○씨의 호루라기를 이용한 적극적인 대피유도가 없었더라면 더 많은 근로자들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 비록 장○씨는 대피하지 못하고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하다가 변을 당했지만 진정한 의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부터 내실 있는 소방훈련과 교육을 통하여 재난발생 시 초기에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자체소방대의 화재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를 곱씹어 본다. 화재예방의 첫 걸음은 불조심의 생활화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5년, 자나 깨나 불조심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바란다.
장택이 고성소방서장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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