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 / 자유기고가
일본인도 감히 죽이지 못했던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을 암살했던 범인은 대한민국 육군 포병 소위 안두희였다. 1949년 6월 백범 암살범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감형, 잔형 면제를 받았다. 정치적 의혹에 대해 김구 선생 살해 진상 규명 위원회가 발족하자 잠적하였다가 끝내 배후를 밝히지 않았으며 개인택시 기사 박기서에게 4천 원짜리 정의봉에 맞아 피살되었다.
대한민국의 대부분 정의로운 사람의 죽음에는 음모가 있다. 김구 선생의 죽음에도 겉으로는 안두희지만, 뒤에는 진짜 범인들이 있다.
얼마 전 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안타까워했지만,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의혹은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 독립운동가들은 시신도 없는 경우도 많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나님께서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요."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 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70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하여 살아왔고,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하려고 살 것이다."
- "나의 소원" 중 일부
1947년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백범 선생이 발표한 이 성명처럼 그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살아온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였으며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사심 없이 조국을 사랑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일제 치하로부터 독립한 제 나라에서 육군 소위 계급장을 달고 있던 안두희로부터 백주대낮에 총격을 받아 서거한 것이다.
1949년 백범을 암살한 안두희는 6·25전쟁이 일어나자 잔형 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포병장교로 복귀하였다. 1951년에 잔형을 면제받고 소령으로 전역했다. 1953년 2월 15일에 완전 복권됐다.
강원도 양구에서 군납 공장을 경영하다 4·19혁명 이후 김구선생 살해 진상 규명 위원회가 발족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잠적하였다. 1961년 진상 규명 위원회 간사 김용희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으나 공소시효 소멸로 풀려났다.
1965년에는 백범 독서회장 곽태영으로부터 칼로 목을 찔리기도 했으나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약 10년 동안 안영준이라는 가명으로 필사적인 은신 생활을 했으나, 1987년 3월 민족정기 구현회장 권중희에게 서울 마포구청 앞에서 발각되어 몽둥이를 맞으면서 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991년과 1993년에 권중희로부터 수차례에 걸친 응징을 당했다. 그 과정서 암살 배후에 대한 자백을 하기도 하고 백범 묘소를 강제 참배하기도 하였다.
1994년에는 국회 법사위 백범 김구 선생 암살 진상 조사 소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끝내 배후를 밝히지 않았다. 1996년 10월 23일 오전 11시 30분경 인천시 중구 신흥동 자택에서 박기서에게 피살되었다. 속이 후련하지 않다. 진짜 배후 줄기를 찾아야 한다.
김흥순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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