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 / 자유기고가
(1)특권의식
(2)도청에서 자유로운 점
(3)4만 명 ‘하우스 캐디’들 법의 사각지대 방치
(4)경기보조원 99% 여성, 대부분 특수고용노동자 신분
(5)외국에선 골퍼와 경기 파트너인 전문직, 일부 인간들 기생으로 인식
(6)전국여성노조 “골프장은 인권 사각지대, 대책 마련 시급”
(7)캐디, 학습지교사, 채권추심원 등 특수고용노동자로 방치
(8)권력가진자와 권력 없는 자들이 만나는 최전선
(9)진짜 골프문화 모르는 골빈 것들의 지랄 부루스 쇼
(10)박희태 사태는 빙산의 일각
(11)골프 치는 자들의 민원 제기로 하루아침에 짤리는 게 가장 두렵다
젊은 귀족 자제를 가리키는 프랑스어 ‘카데’(cadet)에서 유래한 골프 경기보조원 캐디는 오늘 대한민국의 그린 위에서 그 기원과 멀리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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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벌이는 비교적 넉넉하나 그 이상 몸과 마음이 골병든다. 한국의 골프 인구는 500만 명에 육박하지만 골프문화의 발전은 산업의 성장세를 뒤따르지 못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망신은 그 구태의 단면이다.
이들이 성희롱·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참아온 이유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특수고용노동자란 신분 때문이다. 근로자와 개인사업자 사이의 중간 정도로 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퀵서비스 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이 이 분류에 포함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개인사업자도 아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특수고용직종 종사자가 44만여 명으로 이 중 산재보험 가입률은 10%가 안 된다.
업무 형태가 각기 달라 사업소득세를 내는 이들도 있지만 캐디 중 자율소득종사자로 등록돼 세금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사의 스케줄 표에 의해 업무지시를 받고 유니폼, 모자 등 근무 용품도 일괄 지급받는다.
현재 한국의 경기보조원 인력은 4만여 명으로 이 중 99%가 여성이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다양해졌다고 하나 대부분 30대 이상의 남성이 주를 이룬다.
외국에서는 전문 직종으로 바람의 방향, 지형 등을 판단하고 골퍼와 최적의 경기 환경을 논의하는 파트너지만 한국에서는 법적 지위 자체의 한계로 ‘도우미’ 취급을 받아도 하소연하거나 개선할 방도가 없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캐디’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경기보조원’이란 명칭을 쓴다면서도 법·제도 개선 없이는 직업 전문성 개발이 힘들다고 말한다.
최순임 전국여성노조 사무처장
“얼굴이 예쁘지 않거나 목소리가 상냥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괴롭히거나 무시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노조를 만들고 처음 한 일이 경기보조원들이 안경을 쓸 수 있도록 한 것.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이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라며 “인권의 사각지대다. 특수고용직이라 언제든지 회사가 자를 수 있고 산재사고도 많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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