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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5-06-11 오후 02:03:24 | 수정 2015-06-11 오후 02:03:24 | 관련기사 48건
고성군 공무원노동조합은 6월 10일 공노조 사이트 공지사항 보도 자료를 통해 2016년 개최예정인 공룡엑스포를 전면재검토 하자고 요구하고 나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개최 일까지 아직 10개월여 기간이 남아있고, 본격적인 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상태여서 공노조의 이런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다.
무엇보다 1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인데다 이를 총괄해오던 군수가 엑스포 개최 1년여를 앞두고 중도 하차했다는 점이다. 부군수 권한대행체제로 전환 된 고성군은 10월 군수재선거를 준비해야하고, 새로 선출된 군수는 아무런 준비 없이 코앞에 닥친 엑스포를 맞이해야 하는데, 이쯤 되면 공룡엑스포를 신임군수체제로 넘기자는 공노조의 주장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새로 선출되는 군수에 맡겨 엑스포 추진 의사가 있다면 1년 뒤로 미뤄 치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물론 차기 군수의 의지에 따라 아주 축소해서 치를 수도 있고 예전과 같이 치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군수의 중도하차에 그런 중대한 사업을 밀고 나가는 것도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아직 10개월이나 남지 않았나.
군민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하신지요?
아래는 공룡엑스포 전면재검토를 요구한 고성군공무원노동조합의 보도자료 全文이다.
[보도자료
2016년 엑스포,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고성군에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고성군민들이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군수공백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수장이 등장하겠지만 당분간 고성군공무원뿐만 아니라 군민들도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민선6기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소형항공기활주로사업과 2016년 공룡엑스포도 추진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그 시의성으로 인해 엑스포 개최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주지하다 시피, 당항포 관광지는 엑스포를 개최할 때 마다 양적 팽창을 거듭해왔다. 어디를 가나 있을 법한 한적한 시골의 역사명승지에서 지금의 관광인프라를 갖추기까지 군민들의 엄청난 땀과 노력, 군비가 투입됐다. 그렇기에 당항포 관광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성군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돼버렸다. 2012년 엑스포 직후 있었던 논란은 사실 수익성의 문제라기보다는 당항포관광지 활용에 대한 이견이었다고 본다. 당시 3선이던 이학렬 전군수가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해 엑스포를 이용한다고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과도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을 눈여겨 본 하학열 전 군수는 지난해 엑스포 개최의 전제로 기간축소와 기존 시설을 활용한 경제적 행사진행으로 일부에서 제기하는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입지에 이용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국 수익성을 이유로 기간을 연장을 검토하면서 사업비도 지난 행사에 버금가게 늘리는 결정을 했다. 이것 또한 정치적 고려이겠지만 이번 군수직 상실로 재검토가 불가피해 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성군에서는 다시 엑스포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찬성 측의 주된 논리는 인구 5만6천의 작은 농촌인 고성군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은 공룡엑스포의 효과가 컸고, 초기 시설투자에 큰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부터는 기왕에 갖추어진 인프라를 활용하면 저비용으로도 엑스포를 치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대 측도 고성을 공룡이라는 브랜드와 접목한 것과 인지도를 높인 효과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주기적으로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은 단체장의 치적홍보를 위한 보여주기 식 실적에 치중하게 되고 그런 이유로 지난 대회처럼 장기간 과도한 인원동원과 지역주민과 관련업체, 공무원들에게 예매표 강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난 3번의 엑스포가 공룡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하고 고성을 대외에 알린 기회였다면 이제부터 스스로 찾아오는 관광지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반된 두 가지 주장은 나름 타당성 있어 보인다.
그 동안 공노조의 지부장으로서 엑스포 개최를 결정했던 전임 군수와 엑스포사무국의 관계자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느낀 것은 근거 없는 낙관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공무원의 동원을 최대한 줄이고 예매표 강매를 없애는 대신 자율적인 협조를 구하겠다고 하면서도 73일 추진을 가정해서 117억 수입에 179만 명의 방문을 예상한다고 추정했다. 참고로 2012년 엑스포에서 그 혼란을 겪을 때도 공식 발표에 따르면 117억 원 수입에 입장객 179만 명이었다. 또 21일간 연장을 추진하면서 비용 11억 원이 추가되면 21억 원의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그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라는 공노조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다.
며칠 전 경상남도는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와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재정 건전성 때문이다. 지방자치제가 무색하게 돈줄을 중앙정부가 쥐고 흔드는 현실에서 고성군의 재정자립도는 최악의 상황이다. 2016년 엑스포 행사 예산 지원형황을 보면 표면적인 총사업비는 107억 원 정도이다. 그중 군비부담분은 88억 원이다. 국도비 지원금액은 19억 원 정도로 대부분의 비용을 고성군이 부담한다. 행정지원단 보고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다른 부서예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될 금액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정현실이 녹녹치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엑스포 개최를 결정했던 하학열군수의 군수직 상실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엑스포의 개최시기가 내년 4월인 점을 감안하면 가장 중요한 정책결정의 기간 동안 정치적 책임을 지고 판단을 내려야 할 수장의 부재는 사업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군수가 11월에 취임한다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엑스포를 책임지고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상의 한계가 있고 최악의 경우 차기 군수의 성향에 따라 엑스포를 포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움보다 차가움이다. 장밋빛 낙관론을 경계하고 축소 개최여부를 포함해서 엑스포 형식 보다는 공룡나라축제 형태의 단기간 추진하는 방안까지 내년 엑스포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막대한 군비를 지출하는 엑스포 추진에 대한 정치적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이 자칫 엑스포 이후 더 큰 혼란을 야기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난의 멍에를 누가 짊어지고 싶겠는가?
2015.6.10.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고성군지부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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