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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숲해설가 | 입력 2013-03-18 오전 08:22:35 | 수정 2013-03-18 오전 08:22:35 | 관련기사 18건
저 멀리 산 밑에는 아직까지 잔설이 남아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양지 바른 쪽부터 성질 급한 봄꽃부터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계절의 경계는 완연하게 봄 처녀 제 오시는 발걸음을 바쁘게 선택합니다.
누군가 봄은 노란색으로 시작된다고 하더군요. 생강나무며 양지꽃이며, 꽃다지에 개나리까지 생각해보니 노란색으로 시작한다는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시인의 입장에 따라서는 연두색으로 시작되기도 하고 또 다른 이의 시선으로는 분홍색으로 시작되기도 하는 거 아닐까요?
각자 어떤 이의 마음 닮은 색으로 봄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봄꽃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양지꽃
꽃잎이 다섯 장인 전형적인 장미과의 꽃입니다. 지금부터 피기 시작해서 가끔은 가을 녘에 보이기도 하는 꽃입니다. 이름처럼 해 잘 드는 양지쪽에는 꼭 피어있는 작지만 듬직한 꽃입니다. 줄기와 뿌리는 땅 쪽으로 방석처럼 퍼지는 특징이 있고요. 털이 보숭하게 나있지요. 요즘 같은 계절에 꽃은 아주 운 좋을 때 만 보입니다만 사실 잎과 줄기는 이미 꽃피울 준비 모두 끝내놓고 조금 더 많은 햇살 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이제 양지꽃의 시대는 지금부터.....
미선나무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괴산과 진천 등 충북지역 곳곳에 자생지가 있습니다. 서로 원조라고 우기고 있는 중이에요. 사실 미선나무는 산림청이 정한 멸종위기종이거든요. 처음 진천군에서 발견이 되었다는데 관리를 잘 못하는 바람에 괴산 칠성면에 천연기념물로 자생지가 지정된 것이랍니다.
꽃 하나씩 보자 하면 영락없는 개나리를 닮았습니다. 영문으로는 "흰색 개나리"라고 할 정도로 주로 흰색이 많은데 분홍미선나무인 이 녀석은 충북도청 본청 앞 햇살 잘 드는 곳에서 찍었습니다. 듣자하니 괴산에서도 피어나기 시작했다는 군요. 개나리보다는 몇 일 먼저 피어납니다. 물푸레나무 과예요. 어울리지 않나요? 향기는 꽃피어난 근처를 뒤덮을 정도랍니다. 2Km정도 퍼져나간다니 대단하죠?
미선이 닮은 미선나무가 올해 활짝 피기 시작했답니다.
생강나무
잎을 따 냄새를 맡아보면 영락없는 생강냄새가 납니다. 산속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는 꽃이 바로 생강나무 꽃 이예요. 동네 어귀 똑같이 생긴 산수유꽃 과 같은 시기에 피어납니다. 꽃 생김이 비슷해서 산수유와 혼동하는 분도 많답니다. 생강나무는 나뭇가지에 꽃이 달리지만, 산수유는 가지 끝에 꽃이 달린답니다. 거기에 나무줄기가 전혀 달라, 생강나무는 매끈하고 산수유는 너덜너덜하답니다. 여기에 생강나무의 꽃술보다 산수유의 꽃술이 훨씬 길어요.
어떤 아이들은 콜라냄새가 난다는 녀석들도 있어요. 생강나무의 냄새가 아이들에게도 싫은 냄새는 아닌 듯합니다. 가끔 향기 나는 나무들의 잎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는 생강나무 꽃으로 차를 만들어 드시더군요. 우리 산야 어디서나 잘 자라라는 생강나무가 늘 반갑고 정겹습니다.
목련꽃망울
이맘때 털로 뒤덮인 목련꽃망울을 올려다봅니다. 붓 같기도 한 망울로, 뭔가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무줄기 굽은 모양새 또한 어떤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으세요? 청아한 푸른 하늘을 향해 특히 북향으로 방향 틀고 있는 목련 꽃 피기 전 꽃망울들을 전 참 좋아합니다. 매년 이맘때 이 녀석들 쳐다보다가 두어 시간 봄 ? 넋 놓고 맞은 적도 있습니다. 한번들 올려다보세요. 드넓은 하늘 꽉 차게 연결해주는 그들만의 독창적 가지들의 얽힘과 ?힘이 이제 시작되는 새봄 어울리지 않는 천연덕스러움으로 폭발하듯 피워 올리는 하얀색 꽃 축제의 기다림 같지 않으신지요.
둥근털제비꽃
른 봄, 이맘때 보이는 제비꽃은 모두 둥근털제비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보다 연한 색으로 피는 녀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잎은 보새요. 둥글한 모양새에 톱니가 나있죠? 조금 더 있다가 무덤가처럼 양지 녘 쭉쭉 뻗은 말끔하고 긴 잎사귀의 보통 제비꽃과는 조금 다른 녀석입니다. 제비꽃종류도 엄청 많습니다. 올해는 맘먹고 제비꽃종류 비교 좀 해봐야겠어요.
이름처럼 줄기와 잎 부분을 잘 보시면 잔털이 나있습니다. 원산지가 한국이라고 하구요, 꽃이 은근 화려합니다.
갯버들
물가 갯버들이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푸르게 물오르기 시작한 가지 끝 버들강아지가 피어오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농익지 않았지만 나름 보송 거리는 잔털들로 덮이기 시작했습니다. 버드나무종류도 다양한 만큼이나 버들강아지의 종류와 모양도 모두 다릅니다. 올 봄 피어나는 버들강아지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다소곳한 버들강아지 물오르기 시작하면 매끈거리는 가지 줄기조차 푸른색으로 변화를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냇가 버들가지 잘라 피리를 만들기에는 아직은 이른 시절입니다만 물오르는 버들강아지 반갑게 맞이합니다.
애기바위솔
요즘 다육식물 재배가 유행이라고 하지요. 우리네 산야에 바위솔 종류가 다양합니다. 이른 봄 연두빛으로 피어오르는 이 녀석을 보면서 생명의 위대함을 느낀답니다. 완연한 봄날 푸르게 솟아오르는 애기바위솔은 몸집만 작을 뿐 생명력은 질기답니다. 사실 작아도 갖출 것 다 갖춘 아름다운 녀석이거든요. 새 생명 피어오르는 모습 바라보면서 올 봄 이 녀석들처럼 끈질기게 살아보자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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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숲해설가 gsi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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