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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기자 | 입력 2013-01-23 오전 10:13:54 | 수정 2013-01-23 오전 10:13:54 | 관련기사 63건
정위안 푸 지음 / 윤지산 윤태준 옮김 / 돌베개
기원전 221년 진나라 이후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전제체제 중국의 국가운영체제를 알 수 있다. 진시황제와 중국공산당이 같은 논리에 기반한 국가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논리, 제자백가시대를 평정한 진나라의 정치철학 기반을 2천여 년이 지난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법가’를 이야기 하는 책.
관포지교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관중이 쓴 것으로 알려진 ‘관자’라는 책을 통해 ‘법가’의 운용방법이 알려졌으며, 진나라가 통일할 무렵 한비자를 완성함으로서 ‘법가’의 운용술이 완성됐다. 전국시대 말기에 여러 나라가 앞 다투어 법가를 임용함으로서 국가를 단기간에 강국으로 변모시켰으며, 형벌이라는 강력한 타율적 강압으로 국가 운용을 해나갔다. 한비자의 ‘고분’ ‘오두’ 두 편을 읽은 진시황제가 “내가 이 사람을 얻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탄식했다는 바로 그 한비자의 ‘법가’를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법가의 권력운용은 세 가지로 이루어지는데 바로 세勢, 법法, 술術 이다. 술術은 군주가 신하를 다루는 술수를 뜻하고, 형벌의 도구로서의 법法은 백성들을 통치하는 원칙이며, 세勢는 법과 술을 가능케 하는 근원적인 힘, 즉 군주의 권력을 이야기 한다. 법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권력(세勢)이다. 군주가 존귀한 것은 명령을 내리는 ‘권력’ 때문이다. 법가는 이미 2,200년 전에 ‘권력’을 “자신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요하고 명령에 복종케 하는 능력”이라고 정의 했다.
법가는 그 밖의 다른 철학인 ‘도가’ ‘유가’등의 철학적 기반을 넘나들며 통치철학을 구사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가의 가르침과 법가의 가르침이 지극히 상반되게 서술돼왔다. 그러나 유일무이한 절대군주가 통치하는 통일된 중앙집권 정부 형태가 유가의 이상이었고 이것이 법가로 전해지면서 군주에게 복종하는 군주지상주의를 추구하는 법가의 이론과 상통되면서 통치 논리로서의 ‘유가’가 활용됐던 것이다. 공자는 사실상 ‘법가’의 절대군주를 섬기는 방법으로 인仁과 의義와 예禮를 신하와 백성들에게 가르쳤던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전제국가 중국이 수천 년 간 백성을 통치했던 방법을 한눈에 파악하게 됐다. 왜 그들은 수천 권의 책을 불살라야 했는지, 천안문광장의 학살에 대해 침묵할 수 있는지, 나아가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정치권력의 실제를 이미 중국은 제자백가시대부터 철저하게 파악하고 운용해왔음을 이해하게 된다. 아울러 민주주의적 방식에 의한 정치를 선택한 우리가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알게 됐다. 그럼에도 이 책을 꼭 봐야하는 것은 권력의 통치 방식과 원리 그리고 그것이 통용될 수 있는 인간사회의 원리를 간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미화 기자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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