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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숲 해설가 | 입력 2014-07-30 오후 02:11:30 | 수정 2014-07-30 오후 02:11:30 | 관련기사 63건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
전쟁이야기는 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더욱이 전략과 전술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터에서의 전술운용과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의 판단과 직관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조차 흥분시킨다. 책표지는 “세상의 모든 혁신은 전쟁에서 탄생했다”고 적혀있다. 수많은 전쟁과 전투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전투에서 성공하는 방법과 실패한 이유를 밝혀놓았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읽어 갈 때 마다 당시상황에 빠져들곤 했다.
아프리카 중남부의 줄루족은 유일하게 국가를 건설한 부족이다. 줄루족의 청년전사 샤카줄루는 부족을 통합하고 국가를 세우기 위해 전쟁을 활용한다. 부족 간의 전쟁에서 샤카줄루가 선택한 방법은 백병전이었다.
그동안의 전투는 투창이나 화살, 돌맹이 등으로 거리를 두고 싸워왔다. 누구나 백병전은 두려웠던 것이다. 샤카 줄루는 몸을 던져 적과 부딪혀 싸웠다. 여기에 백병전에 유리한 방식으로 무기를 개량했다. 아프리카 최초의 군대 개념을 도입하고 부대단위의 조직을 ‘황소의 뿔’이라는 집단전술로 무장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패튼장군의 작전술이기도 했다. 이미 한 세기 이상 앞선 전술의 활용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이 버마를 점령했다. 버마는 험한 산악지형과 정글을 이용해 철벽 방어선을 구축했다. 버마의 더위와 습기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 비가 오면 부식토는 썩은 진흙탕으로 변했다. 정글에서 자라는 코끼리풀과 나뭇잎은 불어터진 피부를 손쉽게 갈라놓고 군복까지 베어버렸다. 그 속에서 온종일 허우적거려도 하루에 800미터를 전진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때 연합군 측 윈게이트는 이러한 버마의 정글로 들어가 게릴라전을 벌이는 ‘원거리침투작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고안했다. 수백 마리의 모기떼에 맨몸으로 맞서는 참을성 기르기와 살인적인 정글 적응 훈련을 거쳐 ‘친디트’라는 부대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브로드웨이라고 불린 정글기지에서 일본군을 격퇴하고 기지와 병참 등 모든 공격목표를 닥치는 대로 파괴했다. 일본군은 그들이 활용했던 정글이란 장벽을 뚫고 영국군을 공격해야 하는 반대의 처지가 됐다.
20대의 이성계가 1362년 나하추의 대군에 맞서야 했다. 나하추는 해발 463미터의 좁고 바위가 많은 함관령 고갯길로 1,000명의 정예기병을 선발대로 보냈다. 무사히 함관령을 확보한 나연티무르는 덕산벌판까지 전진해 야영을 했다. 고려군이 야습을 감행했고 몽골군이 구불구불한 함관령의 고갯길로 한 줄로 노출 된 채 후퇴하게 되고 다시 이성계군의 공격으로 전멸했다.
이에 화가 난 나하추는 전 병력을 동원해 함관령을 넘어 다시 덕산벌판에 진을 쳤다. 똑같은 수를 다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고려군은 또다시 야습을 감행했다. 여기에 몽골군은 전날 함관령을 강행 돌파하고 덕산에서 밤새도록 야습을 대비하느라 지치고 잠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소모전으로 몽골군 전력의 상당부분을 낭비했다. 그래도 객관적 전력은 여전히 몽골이 우세했다. 결국 나하추가 원하던 대로 함흥평야에서 결전이 벌어졌고 승리는 예상대로 나하추의 것이었다. 이성계는 도주했고 나하추는 추격했다. 그러나 나하추가 이성계를 따라 잡았을 때 삼면에서 고려군이 나타났다. 고려군 병력을 숨겨왔던 이성계의 작전에 말려든 것이다.
이성계는 결전을 앞두고 대담하게 병력을 삼등분해 한 지점에 모이도록하고 자신은 함흥평야에서 결전을 치루면서 후퇴하는 전술을 편 것이다. 결국 나하추는 고려군의 계략에 몇 번이나 당한 상황에서 공황에 빠졌고 삼면에서 포위당해 섬멸됐다. 나하추는 소수의 병력을 거느린 채 간신히 탈출했다.
이 같은 에피소드가 24개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쟁을 통한 전략과 전술이야기는 현대 기업경영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올여름 피서지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 책 『전쟁혁신』을 추천한다.
이광희 / 숲 해설가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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