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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14-09-23 오후 02:54:27 | 수정 2014-09-23 오후 02:54:27 | 관련기사 63건
강준만 / 인물과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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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이 모처럼 논쟁의 불을 붙였다. ‘싸가지론’이다. 한마디로 진보가 필패하는 이유는 ‘싸가지가 없어서’라는 것이다. 싸가지론 만으로 아예 책을 한권 냈다. 여기에 싸가지 없는 진보 중에 한명이라고 지적질을 당하는 진중권이 한마디 한다. “상황을 안이하게 본다. 진보의 가장 큰 문제는 메시지가 없다는 거다”며 맞불을 놓았다.
또 한명의 지적질 대상자인 김용민은 “진보가 집권 못하는 게 싸가지가 없는 것이라면 세월호 단식농성장 앞에서 피자와 짜장면을 시켜먹는 보수는 싸가지가 제대로 있어서 정권을 잡았다는 것이냐”고 국민티비 라디오방송을 통해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공세를 이어간다.
강준만이 주장하는 싸가지가 없어 집권하지 못한 이유는 전체 유권자의 각기 30퍼센트씩은 양당의 절대 지지자들이라는 거다. 나머지 40퍼센트 중 20퍼센트는 아예 투표하지 않고 나머지 20퍼센트는 보수나 진보의 분노내용에 공감하기 보다는 그들의 분노표출방식, 즉 태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고 싸가지 문제는 여기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보수는 대중에게 감정으로 접근하고 여자를 꾀는 바람둥이처럼 계산하고 기획하는데 비해 진보는 “네가 어떻게 날 안 좋아할 수 있어?”라고 호통 치는 형식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바로 그 20퍼센트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싸가지 문제는 지금은 부산에 내려간 김영춘의 유시민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다. 김영춘은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유시민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이 한마디 ‘싸가지’로 촌철살인의 탁월한 표현능력과 식견까지 매도됐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 이후 싸가지론은 진보적인 인사들을 깎아내리는 표현이 되더니 급기야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에서 조차 “똑똑하지만 싸가지 없는 당”이라는 표현까지 동원됐다.
강준만의 이 책, 『싸가지 없는 진보』를 보면서 뭐든지 과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강준만의 논리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진보가 집권하지 못한 모든 책임이 ‘싸가지가 없어서’라고 하는 것도, 싸가지의 논거를 풀어나가는 대 동원된 보수언론의 진보사냥 논조도 마냥 편하지 만은 않았다. 비판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논거보다, 정치적으로 마녀사냥식 덮어씌우기로 일관한 비난과 덧씌우기 논조가 과도하게 적용됨으로서 주홍글씨를 새겨 놓는 효과를 발휘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섰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거명된 사람들의 글을 모두 좋아한다. 책이 나오면 꼭 보고자 노력했다. 강준만은 너무 많은 책을 내서 미처 다 볼 수 없을 정도이긴 하지만 꽤 많은 강준만의 책을 보았다. 대체로 이야기 하고자하는 주제가 주어지면 언론에 발표된 글을 인용해 뚝딱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나는 이런 글이 술술 읽히는 편이어서 좋아한다.
김용민의 욕설방송을 들으며, 진중권의 발칙하고 직설적 표현에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모두 진보의 소산이고 재산 아닌가? 강준만의 이번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고 모두 다 동의하지 않는다.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정도다. 그렇다고 진보최후의 집권전략이 ‘싸가지’가 있어야 한다는 논거를 진보의 필승전략으로만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 책이 그냥 그 정도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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