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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숲 해설가 | 입력 2014-06-23 오전 11:43:47 | 수정 2014-06-23 오전 11:43:47 | 관련기사 63건
이얼 프레스 지음 /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장면 1. 스위스의 담배가게를 운영하던 집안의 ‘그위닝거’는 보덴호수와 알프스 산맥의 북단 아펜첼산맥 고원 봉우리 사이 장크트갈렌 경찰서의 서장이었다. 1939년 4월 3일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합병을 선언한지 1년 되는 날 ‘그위닝거’서장은 스위스 국경을 넘은 유대인들의 입국 날짜를 변경 하므로서 수백명의 유대인 도망자들에게 스위스 입국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보고서를 발행 했다는 이유로 유죄가 입증돼 파면이 결정 됐다. 대다수 스위스 경찰서장들이 몸을 사리며 피했던 평범치 않은 일을 한 것이다.
장면 2. 크로아티아 동부 다뉴브강 연안도시 부코바르에서는 크로아티아인들이 독립을 위해 격렬한 전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세르비아인들이 이 도시를 장악했고 수많은 크로아티아 포로들은 버려진 우사를 개조한 수용소에 감금돼 곤봉이나 몽둥이로 구타를 당했다. 이중 일부는 맞아죽었다. 포로들 중 일부는 부코바르에서 미처 탈출하지 못한 세르비아인들이 있었고 이 중‘ 알렉산데르 제브티치’가 군인들의 눈에 띠어 포로들을 구분하는 일을 하게 됐다. 제브티치는 세르비아인만 골라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크로아티아 인들까지 빼돌렸고 그들은 모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장면 3. 몸이 허약하던 ‘아브네르 위시니체르’는 어린시절 우연히 마주한 이스라엘의 군인 사진에 매료돼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해 결국 이스라엘 최정예 부대 사이렛 마트칼의 정식대원이 됐다. 제대 후 예비군으로서 이스라엘 방위군 소속으로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근무를 명받았으나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핍박과 횡포에 가책을 느끼고, 동료인 모세와 몇몇의 부대 대원들과 함께 자신들은 점령지 근무를 거부한다는 뜻을 지휘관에게 알리기로 했다. “가만히 구경꾼으로 있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점령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점령에 찬성하는 것이 됩니다.” 이들의 편지는 샤론총리에게 전달됐고, 그날 저녁 8시 톱뉴스는 이들의 양심적 병역 근무 거부 편지 전달 소식이었다.
장면 4. 2003년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앞으로 대형 금융사가 금융사기 사건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편지가 전달됐다. 발신인은 ‘내부자’였다. 레일라 위들러는 스탠퍼드 파이낸셜그룹의 금융 컨설턴트였다. 스탠퍼드 인터내셔널 뱅크의 양도성예금증서 상품은 7퍼센트에서 10퍼센트의 고정금리를 제공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이 금융 상품을 경쟁 판매토록 했고 높은 순위에 든 직원들은 칭찬과 보너스가 쏟아졌다. 그러나 레일라는 ‘스텐퍼드 파이낸셜은 오랜 기간에 걸쳐 대규모 금융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편지를 보냈고 2009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책 『양심을 보았다』는 양심적 내부고발, 혹은 양심적 명령거부자 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웅담의 주인공이라기보다 아주 평범한 양심을 가지고 있던 일반 시민들이었다. ‘이얼프레스’는 이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면서 왜 남들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습관화된 사회에서,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고 여전히 원칙을 지키는 결정을 하는 사람들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라는 나승구 신부의 추천사 글에 동의한다.
이광희 / 숲 해설가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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