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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자유기고가 | 입력 2014-11-10 오후 05:50:15 | 수정 2014-11-10 오후 05:50:15 | 관련기사 57건
김흥순 / 자유기고가
외교관계는 인간관계와 같이 끝이 없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니까. ―제임스 레스턴(美 시사평론가)
외교라는 것은 형태를 바꾼 전쟁의 계속상태다.
(1)특정집단만 중용하는 스타일 고집
(2)‘군 출신’ 중용하다 ·‘외교 미아’ 자초
(3)이상한 원칙에만 집착하는 기조 안 바뀌면 한국 위험
(4)다가서는 북·미, 중·일.·한국 고립되나
(5)돌파구 찾는 북·미 관계,··미군 유해 발굴 재개, 외교까지 이어지나
(6)군 출신 일색 외교안보 라인
(7)북·미 접촉, 중·일 회담 등 주변 정세 변화 대응 못 해
(8)전략·유연성 없는 강경책에 남북관계·대일외교 ‘단절’
(9)강대국이나 하는 원칙외교로 다른 나라 이끌려는 난센스
(10)퇴로를 열어두지 않는 외교는 한국에 지극히 위험
동북아 정세가 급격하게 돌아가고 있다. 고대부터 합종연형(合從連衡)은 외교의 기본이다. 전쟁을 하지 않을 바에야 외교로 평화를 찾고 살 길을 도모하는 것이다.
미국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평양에 보내 억류자 석방 문제를 해결한 것은 한국이 처한 외교적 좌표를 되돌아보게 한다. 북·미가 당장 정치적 대화를 재개하고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양국 관계 최대 걸림돌을 제거한 것은 의미가 크다.
북한과의 관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이 시진핑-아베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 역시 한국에 좋은 신호는 아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플레이어’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세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정부
한국이 남북 긴장, 한·일 경색 상태에 고착돼 있는 동안 한반도 주변국들은 정세 변화에 면밀히 대비하고 있다. 북·일 접촉이 납치자 문제로 삐걱거리는 상황에서도 일본은 여전히 북한과 접촉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중·일의 움직임도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은 집요한 노력 끝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일본의 집요한 중국 설득은 한국을 겨냥한 우회 압박 성격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불편하게 만든다.
중·일 관계 개선의 근본적 사안들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지만, 중·일은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동의함으로써 양국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갈등구조가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전략적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나아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북·미가 물밑 접촉을 통해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후속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내심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동북아시아의 외교적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직 관료 출신 외교소식통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홀로 남겨지는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며 “남북관계와 대일외교 기조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전략적 사고와 유연성을 상실한 채 스스로 입지를 축소시키게 된 것은 군 출신을 중용하는 박근혜 대통령 인사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합리적 인사로 분류되던 인사들은 외교안보 라인에서 배제됐다.
남북관계와 대일 외교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원인은 ‘원칙’에 집착하는 외교 기조 때문이다. 대북 전단 살포와 같은 지엽적 문제로 어렵게 성사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깨졌다. 위안부 문제 진전을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화 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어렵게 가져가게 된 것도 원칙에 집착해 유연성을 잃은 탓이다.
김흥순 / 자유기고가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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